유승민의 대선 공약은 박근혜의 대선 공약과 다른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 1월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이 내건 모토는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용감한 개혁’이었다.

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 “새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안보위기와 경제위기를 극복해야한다”면서 새로운 경제성장전략으로 저성장을 극복하고 양극화와 불평등, 불공정에서 벗어나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대선주자로서 유승민 의원은 다른 대선주자들과는 달리 조금 특별한 위치에 서 있다. 보수를 지향하는 새누리당과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다. 유 의원은 불과 몇달 전까지 새누리당에 몸담고 있었고 새누리당에서 원내대표까지 맡았었다. 유 의원의 공약이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내걸었던 공약과 얼마나 차별성을 갖는가는 언론과 유권자들의 큰 관심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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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처럼 박근혜 대통령도 2012년 7월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유승민 의원과 당시 박근혜 후보의 출마 선언문을 보면 각자 대통령이 되었을 때 어떤 국가 정책을 펼쳐 나갈지가 담겨 있다. 두 사람의 대통령 출마 선언문에 담긴 주요 정책과 공약을 비교해보았다.

유 의원이 내건 공약 가운데 정확히 짝지어 지지 않는 분야는 박근혜 당시 후보의 대선공약집을 참고했다.

먼저 닮은꼴 정책이다.

1.재벌 정책

둘 다 재벌해체 같은 강경한 입장은 아니다. 법테두리를 벗어난 재벌의 횡포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되 정당한 기업활동은 지원하겠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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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대기업에게는 기업의 자유를 허용하되, 공정한 시장경제의 규칙을 준수할 의무를 부여하겠습니다. 재벌이 경제력의 남용, 독점력의 불공정한 횡포를 부리지 못하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한 운동장으로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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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기업활동은 최대한 보장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철폐하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지만, 영향력이 큰 기업일수록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데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법을 집행하는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2.기업 총수 사면 복권

두 사람 모두 재벌 총수의 사면은 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똑같이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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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재벌의 정경유착은 그 뿌리를 뽑아 법치를 바로 세우겠습니다.
재벌 총수와 경영진이 저지른 불법에 대한 사면 복권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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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약자를 든든히 지켜주고, 잘못된 시장질서를 바로잡겠습니다.
대기업 지배주주, 경영자의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대선공약집)

3.경제 성장 동력 및 청년 일자리

분배보다는 경제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 대기업 중심이 아닌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창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만들어 청년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점에서 같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에 투자하겠다는 점도 닮은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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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창업과 혁신중소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경제를 만들겠습니다.우리의 똑똑한 청년들이 실패의 두려움 없이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 창업에 무한도전할 수 있도록 창업투자금융 제도와 창업규제를 획기적으로 개혁하겠습니다. 혁신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교육, 과학기술, 노동 정책을 개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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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 소프트웨어 산업 등 일자리 창출형 미래 산업을 적극 지원·육성하고, 아이디어 창업과 벤처 창업의 획기적인 활성화로 청년일자리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습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세계를 주도하는 혁신기업, 혁신기술을 끊임없이 만들겠습니다.

4.교육

공교육을 강화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점에선 같다. 다만 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하겠다는 유 의원의 공약은 기존 새누리당 입장과는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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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고 충분히 가르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자사고, 외고는 폐지하고 일반고의 공교육을 정상화하겠습니다.
영어교육 하나만이라도 학교에서 확실하게 가르칠 수 있도록 해서 사교육비 부담을 크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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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 예속된 초·중등교육을 학생의 꿈과 끼를 살려주는 교육으로 전환할 것입니다.
공교육 내실화를 확실하게 실현해서 사교육비를 줄이고, 교육기회의 격차도 줄이겠습니다. 이렇게 우리 교육을 바꿔서, 아이들이 꿈을 갖고,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나라를 꼭 만들겠습니다.

5.대북정책 및 안보

북한의 비핵화 수단을 제재와 압박으로 꼽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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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국가안보가 없다면 경제발전도, 복지국가도 모래성에 불과합니다.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여 한반도 비핵화를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적절한 시점에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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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복을 위한 노력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저는 남북간의 불신과 대결, 불확실성의 악순환을 끊고 신뢰와 평화의 새로운 한반도를 향한 첫걸음을 시작하겠습니다. 안보는 확실하게 다지면서, 북핵문제 진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며, 새로운 안보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통합적인 외교안보 콘트롤 타워도 구축하겠습니다.

6.사법 정의

지금까지 엄정한 사법 정의 확립을 말하지 않은 대선 후보가 없었던 것 처럼 두 사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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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법치가 살아 있는 나라, 공정과 평등이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차별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11조는 철저히 지켜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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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사람의 국민도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공정하고 엄격한 법집행으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엔 두 후보가 차별성을 보이는 공약이다.

1.복지와 조세 부담

복지 재원을 어떻게 부담할 것인가에 있어선 두 사람의 차이가 크다.

유 의원은 세금을 더 걷어들여 복지수준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새누리당 입장과 달리 법인세와 소득세도 적정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당시에 ‘국민대타협’을 통한 결정을 이야기했지만 사실상 ‘증세없는 복지’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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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는 중부담-중복지를 목표로 송파 세 모녀와 같은 비극이 없도록 기초생활보호를 포함한 복지제도 전반을 개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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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수준과 조세부담에 대한 ‘국민대타협’을 추진하겠습니다.

2.저출산 대책(육아휴직)

유 의원은 벼랑 끝에 몰린 저출산 문제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본 방향은 박근혜 후보와 같지만 휴직기간과 휴직급여 인상 등 지원폭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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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발의한 육아휴직 3년, 육아휴직급여 인상 법개정안을 포함하여 과감한 종합대책을 제시하고 반드시 실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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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을 초등학교 3학년까지 1년 이내 사용하도록 확대. 비정규직 여성의 ‘임신.출산 후 계속 고용지원금’,’육아휴직 장려금’ ‘대체인력 확대 장려금’ 확대 (대선공약집)

유 의원이 대선후보 출마선언문을 통해 밝힌 주요 정책방향과 공약은 복지와 재원 마련 분야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2012년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공약과 흡사하다.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과 이를 위한 ‘창조’ 또는 ‘혁신’기업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 등은 두 후보가 판박이다.

‘경제민주화’를 최대 화두로 제시했던 박근혜 후보처럼 유 의원도 경제 불평등 해소를 위해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대폭적인 사회 복지의 확대도 닮은꼴이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한 강경한 대북정책도 다르지 않다.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유승민 의원의 대선 공약은 2012년 박근혜 후보의 대선 공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두 후보가 내건 공약이 서로 차별성이 없다고 해서 두 후보가 같은 평가를 받아야하는 것은 아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공약은 야당 성향의 경제 또는 복지전문가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일부 전문가는 야당 후보의 공약집보다도 꼼꼼하게 세부적인 것까지 잘 챙겼다는 호평을 하기도 했다. 경제민주화나 복지 분야의 정책은 그동안 새누리당이 제시했던 정책과는 차별성이 컸으며, 야당의 정책과는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박 후보가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훌륭했던 공약집처럼 좋은 대통령이 되지는 못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지 못했고, 재벌 총수 사면 제한 공약도 지키지 못했다.  ‘엄정한 법집행’을 하겠다던 박 후보의 공약이 지켜졌다고 생각할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고등학교 무상교육’도 지키지 못한 공약이 됐고 공교육이 내실화 됐거나 사교육비 부담이 줄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내걸었던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고 심지어 개성공단도 철수했다. 복지 재원을 ‘국민대타협’으로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일방적인 ‘담뱃세 인상’뿐이다. 여기에 최순실 사태는 굳이 덧붙일 필요도 없다.

대선 후보가 내거는 공약이 그 자체로 그 후보의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실천 여부인데 그것도 대선 후보의 말만 가지고는 판단하기 힘들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 출마 선언 때 이렇게 말했다.

정책은 만드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합니다. 그 동안 정책이 없어서 국민이 불행했던 것이 아니라, 약속이 실천되지 않아서 문제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정치를 해오면서, 저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한 번 드린 약속은 반드시 지켜왔습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에는,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싸워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새누리당이라는 같은 배를 타고 있다 나온 유승민 의원은 과연 다른 모습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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