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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의 갈팡질팡

김종철 프로필 사진 김종철 2016년 01월 21일

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위원장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뉴라이트’의 아류가 될 작정인가


국민의당(가칭)이 창당도 하기 전에 갈지자걸음을 하며 비틀거리고 있다. 안철수가 앞장선 그 정치세력은 ‘정권교체’를 가장 큰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새해 들어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인 한상진을 비롯해서 인재영입위원장 안철수의 언행을 보면 그들이 어떻게 오는 4월의 총선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내년 12월 대선에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공동창준위원장을 맡겠다고 했다는 윤여준이 열흘이 넘도록 두문불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단독창준위원장 역할을 하고 있는 한상진은 ‘이승만 국부론’과 ‘박정희 찬양’으로 그들이 민심을 사려고 애쓰던 호남에서는 물론이고 사방에서 호된 공격을 받았다. 한상진은 ‘이승만 국부론’을 희석시키는 갖은 변명을 했으나 여론은 갈수록 나빠졌다. 그가 마치 ‘뉴라이트’의 핵심인 듯한 발언을 계속하다가 궁지에 빠지자 구차스런 ‘해명’을 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면서 ‘낡은 진보’ ‘정권교체 가능성이 없는 정당’이라고 비판했던 안철수는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재 영입’을 주도하고 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현역 의원 20명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혁신 대상으로 꼽히던 의원들을 여론조사도 거치지 않고 ‘모셔’ 갔다.


대표적인 보기가 신학용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22일 열린 1심 재판에서 입법로비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와 보좌관들의 급여로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어떤 정당에 가든지 차기 공천에서 배제될 인물임이 분명하다. 언론과 더불어민주당이 그 점을 지적하자 안철수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거론하는가 하면 “공천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면피성 발언을 했다. 그러자 SNS에서는 “거액의 자산을 가진 안철수가 차라리 국민의당에 헌금을 하지, 원내교섭단체에 지급되는 국고금 연 88억여원을 차지하려고 그런 인물을 영입하느냐”는 뜻의 공격이 나돌았다.


국민의당 대변인 최원식은 더불어민주당이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김종인에 대해 “광주학살로 구성된 국보위에 참여해 국회의원을 했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앞장선 분”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JTBC의 1월 21일 <뉴스룸>은 이렇게 보도했다.




윤여준 공동위원장은 당시 한나라당 의원으로 탄핵에 찬성했다. 또 부위원장인 김영환 의원은 탄핵안 발의 당시 이에 찬성한 새천년민주당의 대변인이었다. 반면 김종인 위원장은 당시 현역 의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 후 입당했다.



국민의당은 지금 사면초가에 몰린 듯하다. 창준위 출범 직후 더불어민주당과 대등하던 지지율이 1월 21일에는 25.0% 대 17.0%로 급락했다(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현역 의원 영입은 15명에서 멈추어 선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만이 국민의당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 당 대표 김무성은 1월 21일 국민의당이 선거구 획정과 일부 쟁점법안에서 새누리당 지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국회의 본분과 책임을 고려하면 당연한 것”이라고 극찬했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신문들과 JTBC를 제외한 종편방송들은 국민의당이 궁지에 몰릴 때마다 적극 지원하거나 옹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는 “야권과는 어떤 연대도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당은 과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얻으려고 보기에 딱한 갈팡질팡을 되풀이하고 있을까? 이러다가 ‘뉴라이트’의 아류로 전락하지나 않을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