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가짜뉴스’를 둘러싼 5가지 의혹

국민의당이 19대 대통령선거 나흘 전인 5월 5일 발표한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 아들 문준용의 특혜 취업’에 관한 내용이 ‘완전한 가짜뉴스’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 그 정당은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로 벼랑 끝까지 밀려버렸다. 충격적인 사실은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박주선(국회 부의장)이 지난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혀졌다. 그는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 김인원(검사 출신 변호사)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문재인 후보 준용씨의 취업 특혜 사실을 담은 카카오톡 캡처 화면과 녹음파일은 조작된 것’이라고 실토했다. 박주선이 기자회견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가 ‘문준용 의혹 조작’ 혐의로 검찰에 긴급 체포되었다. 그는 체포되기 전인 6월 26일 새벽 4시쯤 한 인터넷매체 기자에게 카카오톡으로 이런 글을 보냈다. “어이없는 소식을 듣게 될 거예요. 국민의당에서 지난번 문 대통령님 아드님 파슨스 관련해서 부친 빽으로 갔다는 이슈 제기, 그거 다 거짓인 걸 사과할 겁니다. 제가 어쩌다가 여기 연루돼 있어요. 참고인 조사를 받으라고 합니다. 그런데 당에서 기획해서 지시해 놓고 꼬리 자르기 하려고 하고 있어요. 당에서는 몰랐다고 해당자들 출당 조치 시킨대요.”

민주당이 ‘정치공작 게이트’라고 비판하자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선대위 상층부와 현재 집행부는 ‘조작’을 인정하면서도 “나는 몰랐다”고 한소리로 주장했다. 그러나 대선 기간 내내 국민의당이 ‘문재인 죽이기’의 소재로 이용해온 ‘문준용 특혜 의혹’(국민의당 발표문만 29건)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당이 명백한 증거도 없이 그런 ‘흑색선전’을 계속했다는 사실에 새삼 경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국민이 내는 세금 가운데 거액을 받아 운영하는 정당이 결과적으로 주권자들을 대상으로 ‘사기극’을 벌였다는 비판에 대해 국민의당 핵심 인사들은 납득할 수 없는 해명과 변명을 거듭하고 있다. 그들의 발언을 중심으로 국민의당 ‘가짜뉴스’를 둘러싼 의혹들을 짚어보기로 하자.

첫째, 김인원은 대선 나흘 전인 5월 5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씨가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과정에 대해 ‘아빠 얘기를 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얘기를 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며 증언한 사람은 “준용씨와 함께 미국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 대학원을 함께 다녔던 동료”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김인원은 이유미가 자기 아들, 남동생과 ‘합작’한 카톡 캡쳐 화면이나 녹음파일을 직접 보았다고 실토한 셈이다.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 김성호는 김인원이 브피핑을 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제보자와 인터뷰는) 5월 3일에 했고, 제보자는 한국에 있다”고 말했다(오마이뉴스, 6월 27일자 기사). 그런데 왜 국민의당 중앙선거대책위(상임위원장 박지원)는 그렇게 중대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제보자’를 직접 만나 증언의 신뢰성을 검증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대선 기간에 후보를 낸 정당들은 하루에 한두 차례 선대위 회의를 열고 중요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상례인데 말이다.

둘째, 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의 KAIST 제자로 ‘스승’에 관한 책까지 펴냈다는 이유미는 안철수가 그 당에 영입한 ‘인재 1호’인 전 최고위원 이준서를 통해 카톡 화면 캡처와 녹음파일을 선대위에 전달했다고 한다. 선대위가 전문가들을 통해 그 내용을 검증했다면, 아니 최소한 선대위원장과 간부들이 녹음파일 내용을 단 한 번이라도 읽어보았더라면 그것이 ‘조작’임을 금세 알아차렸을 것이다. 다음과 같은 대목들이 그 증거이다. “준용씨는 아빠 덕에 입사해 일도 안 하고 월급 받는 게 문제라는 생각을 전혀 안 한 것 같다. 고용정보원을 아빠 친구 회사쯤으로 여겼다.” “준용 씨는 소속 기관이 생겼으니 이력서에 한 줄 채웠고 토플학원 다니고 놀러다니고 했다. 시민수석 딸도 자기와 동갑인데, 그런 식으로 은행 꿀보직에 들어갔다고 준용씨가 말하고 다녔다.” “아버지가 대통령까지 하려면 좀 치밀하게 해야 했는데 너무 허술했다. 파슨스 있을 때도 제 아버지에 대해 별 얘길 다하고 다녔다. 돈을 물 쓰듯 했다.” 이런 말은 누가 들어도 ‘주장’일 뿐이다. 그 내용이 사실임을 입증하려면, 대선일 전에 발표하지 못하더라도 문준용의 파슨스 친구 두어 명이라도 만나 진실 여부를 물었어야 옳다.

셋째, 박주선은 6월 28일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조작을 했다는 건, 당시 저희로서는 상상을 못할 일이었다. 그것을 검증했느냐, 아니냐는 지금에서는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일지 몰라도 당시로서는 검증할 능력도 없고 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준서는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녹음파일을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한테 들려드렸다”며 “대선 당시 이슈가 됐던 부분이라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당 공보단도 있었기 때문에 혼자 판단할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주장에 대해 이용주는 “녹음파일 내용을 들은 바 없다”며 “김인원 당 공명선거추진단 단장 등이 확인해서 진행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기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이준서, 이용주, 김인원 세 사람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은 녹음파일 내용을 확인했으리라는 사실이다. 이용주는 “사전에 조작 여부를 알았다든지, 당의 조직적 은폐 여부만 드러나도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했다.

넷째,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서 가장 요직인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지원은 지난 27일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 인터뷰에서 “검찰에서 철저히 조사를 한다면 (이유미 씨가) 누구에게 보고했고 보고받은 사람은 누구이며 누가 가담을 했는지 철저히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책임있는 지도부, 관계자라고 한다면 이런 것을 조작해서 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원이 ‘문준용 취업 특혜 의혹’ 조작의 진상을 파악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그가 반드시 해명해야 할 사실이 있다. 5월 5일 김인원이 카톡 캡쳐 화면과 녹음파일 내용을 기자들에게 공개하기 전에 안철수 캠프의 최고 책임자인 그에게 그 내용을 보고하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발표했을까?

다섯째, 김인원은 지난 27일 한겨레 기자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녹음 파일 입수자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지인이라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해서 더 캐지 않았고, 더 중요한 제보자(파슨스스쿨 동료)에 대해선 이 전 최고위원에게 특정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는데 ‘본인 연락처는 너무 번거로우니 대신 이메일을 주겠다’고 해서 이메일을 받았고 실제 파슨스스쿨 동료 김아무개씨의 이메일이 맞았다. 메일을 보냈는데, 아니라면 아니라는 답을 했을 텐데 읽어보기만 하고 아무런 답이 없었다.”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가던 문재인과 그의 아들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는 ‘중대한 폭로’를 하기 전에 ‘제보자’라고 추정되는 인물에게 이메일만 보낸 뒤 답도 받지 않고 ‘폭로’를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당 원내대표 김동철은 지난 27일 열린 제30차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 더 나아가 특검은 이번 사건을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조사해서 국기문란 사범으로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특검은 구성할 필요가 없겠지만, 검찰이 올곧게 수사를 한다면 ‘문재용 특혜 의혹 조작’의 진상은 명백히 가려질 것이다. 28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녹취록 조작은 절대 ‘꼬리 자르기’ ‘물 타기’로 덮어져서는 안될 중대한 범죄”라고 규정하며 “더 이상 국민의당에 기대할 것이 없을 만큼 지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스스로 적폐세력임을 드러내고 있는 국민의당은 이제 지역민의 혹독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이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가짜뉴스 조작’의 경위와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지 못하는 한 정치적 파산 위기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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