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다락방 리볼버 & 2015 소라넷 초대남

  2016년 11월 14일 한 네티즌이 ‘와 진짜 다락방 상자에 숨겨놓은 리볼버 들고 청와대 가고싶다.’라는 트윗을 박근혜 퇴진 시위 사진 한 장과 함께 올렸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두 시간만에 해당 네티즌의 집을 찾아내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했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익명의 누군가가 작성한 글이 어디에서 작성되었는지 추적하고 해당 장소에 찾아가는데 경찰에게 2시간이면 충분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래 글은 속칭 […]

마무리: 그 이후

X와 D, G는 사건이 마무리되고 1년 안에 승진했다. 여기 등장한 모든 사람 가운데 나 포함 세 명을 제외하고는 현재 해당 회사에서 현직 기자로 근무하고 있다. 나는 회사를 떠났지만 그 후에도 그 회사에 수차례 출입했고, 혹은 그 회사에서 다시 일할 뻔한 적도 있다.   그 회사에서는 직원이 뇌물을 받거나 횡령한 경우 그 액수가 300만원 이상이면 해임된다고 했다. […]

조직 내 가해자 처벌의 어려움

성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같은 조직에 소속된 경우가 있다. 조직이나 친분 등으로 연관되지 않았다면 가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문제에서 곤란을 겪지만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조직에 있다면 또 다른 걱정거리가 있다. 조직 내의 제3자가 이 일을 어떻게 판단할지, 이 일이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되면 그 후에는 조직에 잔류할지 떠날지, 그리고 처리 과정 자체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고민하게 […]

기사는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검찰까지 다녀온 후에도 내가 겪은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겪은 일도 여전히 내 머리에 남아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이 문제와 연관되어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일이 모두 마무리된 후에 나에게 이 문제를 넌지시 물은 사람이 몇 명 있었다. 이런 사건에 대해 질문을 받는 것이 유쾌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뒤에서 미확인 정보를 돌리는 […]

회사의 사건 처리법

내가 성폭력 피해를 입은 조직은 언론사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나는 이 조직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언론사의 사회 고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이미 여러 차례 목격하고도 여전히 기자 개개인에게 추상적인 기대치를 갖고 있었다. 극심한 감정적 고통을 겪으면서 여기서 벗어나 보려고 최선을 다했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다른 기자들이 이런 정보를 어떻게 다루고 처리할지에 대한 호기심도 […]

다시 원점으로

이후 며칠간은 내게 이 일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았다. 회사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잘 돌아갔고 나도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며 아무 일 없는 회사의 일원으로 지냈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조직에서 일 잘하는 직원을 연기하면서, 속으로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참아내느라 긴장도가 높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조용한 줄 알았던 이 때 내 뒤에서 많은 이야기가 돌고 […]

조직이 원하는 것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쪽은 피해자다. 피해자가 정신적 압박이 심한 상황에 놓이기는 하지만 해결의 열쇠는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피해자로서 본의 아니게 해결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 정도로 내가 애쓰지 않아도 사건이 알아서 해결되었으면 했지만, 일이 그렇게 돌아갈 제도적, 인적, 도덕적 기반이 없어 이것저것 다해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

죄와 밥

가해자 X의 심리상태를 고려해 이 문제를 접고 넘어가겠다고 X에게 말하고 네 달여가 지났다. 나는 이 일이 처음부터 범죄라고는 의식했지만, 나와 X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풀 수 있었으면 했다. 어떻게든 사과를 받고 싶었고 일을 확대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X가 사과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동안 시간을 보내야 했다. 내가 가해와 피해 상황을 이해하는데 몇 달, X에게 이 […]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제3자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같은 시간에 같은 사건을 겪는다. 물론 그들의 입장은 한 쪽은 가해자로, 다른 한 쪽은 피해자로 판이하게 다르다. 이는 이후 이 일이 마음에 어떻게 남는지에 차이를 보인다. 한 쪽은 공히 강제력을 사용해 다른 사람을 제압했고, 다른 한 쪽은 타인의 강제력에 스스로를 지켜내지 못한 기억을 갖는다. 나에게는 후자의 기억이 있다. 성폭력 피해 기억은 […]

갑자기 일어난 이상한 일

나는 함께 일하던 기자들을 좋아했다. 그들은 영민하고 합리적이었으며 상황에 대한 판단이 빨랐다. 직업적으로도 대다수는 뛰어났다. 나는 가끔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기사의 본질과 문제점을 그들은 빠르게 파악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면 언론 일을 계속 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사실을 이중삼중으로 확인하고 그것을 토대로 기사를 쓰는 업무는 특성상 매우 소모적이었다. 그래도 여기라면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

서문: 나는 피해자다

이 이야기는 불편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한 언론사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을 기반으로 한다. 이 일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도무지 잊을 수 없다. 나는 그 언론사의 여러 기자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원하지 않아도 이따금씩 그들의 기사를 보고 들을 때마다 뭐라 한 마디로 말하기 힘든 마음이 올라온다. 그 회사의 이름이나 가해자, 2차 가해자의 이름을 보고 듣는 […]

다시 한국으로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한국의 범죄율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보기는 1%, 2%, 10%였고, 나를 비롯한 대다수의 학생이 10%에 손을 들었다. 당시의 정답은 2%였다. 언론이 늘 사건사고 이야기만 하고 있어 범죄율이 높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로 많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범죄율이라는 게 피해자가 체감하는 정도와는 다르다. 가해나 피해 상황을 겪지 않은 […]

내가 유럽에 버린 돈

처음 여행을 설계하고 시행 착오로 말 그대로 뿌린 것과 다름 없는 돈이나, 줄일 수 있었던 비용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베르겐에서 오슬로까지 가는 기차 오픈 티켓 104EUR 한국에서 이동루트를 짤 때 베르겐에서 오슬로로 가는 길에 송네피오르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소 무리해서 베르겐에 가는 일정을 잡았다. 이 구간의 티켓은 한국에서 오픈 티켓으로 끊었다. 이 구간에서 […]

유럽에서 만난 개와 동물들

유럽에서 동물원에 간 적은 없지만 거리 곳곳에서 동물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특히 개는 어디에나 있다. 백화점, 기차 내부, 그 외에 한국에서는 반려동물을 볼 수 없는 여러 장소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다. 여행 도중 만난 동물 친구들은 대부분 진지했다. 규칙적으로 산책을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신기한 바깥 세상을 최대한 즐기려는 일견 괴로운 시도는 찾아보기 […]

로마와 파리가 테러에 대처하는 방법

현대 사회에서 여론과 의제가 뒤바뀌고 잊히는 데 필요한 시간은 몇 시간에서 며칠 수준이다. 요즘의 의제는 메르스지만 내가 여행하던 시기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현재까지도 진행형인 IS였다. IS는 여전히 건재한다. 당시 제기된 문제 가운데 해결된 것도, 이렇다할 진척을 보이는 것도 없지만 사람들은 여기에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다. 사람들의 불안을 먹고 자라는 기사는 언제나, 어느 순간에나 […]

헬싱키의 여름과 겨울

나는 이번 여행 전에도 헬싱키를 한 차례 간 적이 있다. 그 때는 프라하에 가려고 했는데 핀에어를 이용했기 때문에 헬싱키에서 스탑오버를 하며 일정을 조금 늘렸다. 당시는 초여름이라 백야였다. 달은 그 자체로 밝지만 밤하늘의 검은 빛을 바꾸지는 못한다. 나는 자정 즈음에 도착했는데 하늘은 빛이 새어나오는 푸른색이었다. 이 풍경에 무언가 벅차올라 한동안 잠들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프라하를 그리 […]

노르웨이전 파업, 한국 언론사 파업

베르겐에서 출발해 노르웨이인어넛셀로 오슬로에 도착한 것은 이미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각이었다. 뮈르달에서 오슬로로 향하는 기차에서 정전이 발생해 철로 중간에 멈춰선 기차가 예상했던 시각보다 두 시간은 늦게 도착했던 탓이다. 기차 내의 조명은 모두 꺼졌고 설상가상으로 화장실에도 갈 수 없었다. 기차 내 화장실에 사람이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장치와 화장실 개폐 시설이 모두 전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기차에서 궁금한 […]

오로라를 마주하기 전, 촬영 팁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프랭크 언더우드와 클레어 언더우드가 비행기를 타고 오로라 지역을 지나는 장면이 있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화질은 생생하지만 현재 카메라가 비행기 안의 대통령 부부와 비행기 밖의 오로라를 동시에 촬영할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물론 편집과 합성 기술로는 이를 구현해낼 수 있다. 유럽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은 아이슬란드 외에도 노르웨이의 트롬쇠, 핀란드의 라플란드 […]

영어를 찾아서

여행 기간 중, 영어는 내가 생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숙소 예약, 음식 주문, 항공편 지연, 여행 안내는 물론이고 룸메이트와의 대화도 모두 영어로 했다. 여러 나라 사람을 만났지만 나와 그들간 의사소통의 접점은 영어밖에 없었다. 문제는 내가 여행한 곳 가운데 영어권 국가가 하나도 없었다는 데 있다. 그들은 모두 자국어를 따로 갖고 있었다. 노르웨이어, 스웨덴어, 핀란드어, 아이슬란드어, […]

홀로 여행하기, 그 자유와 책임

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유로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다고들 한다. 나는 시간이 있고 돈이 없는 쪽이었다. 내 재정 사정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다만 일하면서 조금씩 저축했던 돈이 있었고 한국에 있으나 한국을 떠나 여행을 하나 이 돈이 사라질 것은 자명했다. 여기부터는 선택의 문제였다. 여행을 떠나면 한국에서 지내는 것보다 돈이 좀 더 빨리 소진되겠지만 […]

도도 연락처

연락을 원하시면 아래 주소로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dodo@wisdomcandle.com

어뷰징 업체를 떠난 후

어뷰징 업체를 떠나고 시간이 좀 지난 후의 일이다. 인터넷을 보다 우연히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다니던 어뷰징 업체에서 출고한 기사였는데 작성자를 보고 약간 놀랐다. 어뷰징팀에서 같이 일하던 직원 중 한 명이 이제 자신의 바이라인을 달고 기사를 내고 있었다. 뭔가 상황이 달라졌나 해서 업체명과 그 직원의 이름을 함께 넣고 포털에서 기사를 검색했다. 검색 결과를 보니 어뷰징에서 진일보한 […]

‘진저와 시나몬’을 읽고

‘그거 공개하면 다시는 언론에서 발 못 붙일 수도 있어요.’ 어뷰징과 관련해서 글을 쓰겠다고 했을 때, 들은 말이다. 물론 이 때의 나는 익명의 도도가 아니라 여러 언론사를 전전하다가 어뷰징 업체에 들어간, 실재하는 언론계 종사자였다. 어뷰징에 대해 쓰는 글이 내 언론사 이력의 마침표가 될 수도 있음을 나는 모르지 않았다. 어쩌면 나에게 그 이야기를 한 사람보다 내가 더 […]

인터넷에서는 사라질 방법이 없다

어뷰징 업체에 있던 한 달 동안 인터넷에서는 사라질 방법이 없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어뷰징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스캔들이 난 연예인들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검색하면 다 나오지 않냐며 농담처럼 한 이야기지만 저는 이에 반박할 구석이 없다고 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저 역시 미디어오늘 인증 기레기가 된 것에 대해 다시 입장을 밝히고자 하며 이게 마지막이었으면 합니다. 제 인터뷰를 포함해 […]

미디어오늘 인터뷰 후기

뉴스타파를 통해 미디어오늘에서 어뷰징 기사 작성에 대한 인터뷰 의뢰를 받았다.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질문지를 받고 서면으로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1월 12일 오전에 메일을 받아 같은 날 오후에 답변서를 보냈다. 질문은 총 15개였고 이 가운데 14개의 질문에 답변을 보냈다. 나는 어뷰징 담당자를 대표할 수 없다. 현상을 바라보고 전체 의견을 종합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기사의 큰 흐름을 보고 […]

어뷰징 업체를 떠나며

나는 어뷰징 담당으로 한 달을 일하고 회사의 인사 정책이 급변했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그것도 당일로 통보를 받고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어뷰징이 싫었고 여성 노출 위주의 방침이 싫었기 때문에 회사에 아무 미련이 없었다. 당장 생계 문제가 막막했지만 파견회사와의 계약은 1년으로 여전히 유효했기 때문에 유예기간도 요구하지 않고 그냥 알았다고 했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비롯, […]

포털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내가 어뷰징 업체에 입사하기 전, 이 회사는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그것도 일부가 아니라 절반 가까이를 내보냈다. 회사의 외양은 화려했지만 사무실 안에는 주인 없는 빈 자리가 주인이 있는 자리보다 많았다. 어뷰징은 전문 기술을 요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경영자가 신생업체를 만들어 인터넷 사이트에 광고 몇 개 붙이고는 대충 기사 베끼라며 순진한 청년들을 고용하는 경우도 […]

어뷰징 담당자는 기자인가

기업이나 정부의 부정비리를 찾아내 파헤치고 이 사실이 보도되어도 되는지 보도되어서는 안 되는지를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게 파악하고 게이트 키퍼로서 기사에 대한 모든 내용을 정확하게 검증한 다음 시청자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작성한 고품질의 기사만을 내는 사람을 기자라고 한다면 한국 사회에서 기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또 그런 사람들이 은퇴할 때까지 그 모습으로 남으리라는 보장도 할 수 […]

열정 페이라도 받으려면 기자 의식은 휴지통에

언론고시라는 말이 있다. 언론사 입사 시험을 이르는데 이는 언론사 입사 시험이 진짜 고시라서가 아니라 워낙 경쟁률이 높아 고시만큼 합격이 어렵다는 뜻이다. 언론사 공채 경쟁률은 여전히 높지만 1997년 IMF 이후 언론사 인력 구조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단지 언론사에 들어가 경험하는 것만이 목표라면 공채가 아닌 길도 있다. 언론사는 최소한의 필수인력만 정규직으로 고용한다. 대개 기자만 정규직이다. 그 외에 […]

언론인의 자기 검열

한번은 이 회사의 계열사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직원 한 명에게 프로젝트의 취지와 일정, 장소와 참가할 인사에 대해 기사를 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지시를 받은 직원은 아는 포털에 모두 들어가 해당 검색어를 입력하며 정보를 수집하다가 난색을 표했다. 참가할 주요 인사 한 명에 대해 검색했더니 좋은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나쁜 이야기만 산처럼 쌓여있다는 거다. 기사를 쓰라는 지시를 받았으니 […]

죽은 연예인, 몇 번을 더 죽어야 하나

걸그룹 레이디스코드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다쳤을 때, 나는 어뷰징 팀에 있었다. 레이디스코드의 멤버는 다섯 명이었고 그 가운데 위대한탄생 첫 시즌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권리세도 있었다. 보도할만한 큰 사건이다. 교통사고로 즉사한 멤버도 있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멤버도 있었다. 멤버 가운데 가장 이름이 알려진 권리세가 화제였는데 11시간에 이르는 대수술을 감행해야할 정도로 중상을 입어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

연예인 ABC

같은 시기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대두되었던 두 연예인이 있다. A는 불륜으로, B는 이혼으로 화제였다. 화제의 규모로는 큰 차이가 없었는데 이 두 가지 이야기를 다루는 언론의 태도에는 차이가 컸다. A에 대해서 회사는 처음부터 침묵을 지시했다. 기사를 내지 말라고 했다. 얼마 후 타사 기사를 통해 진전된 정보가 나왔다. 이것도 밝히면 안 되냐고 관리자에게 물었더니 괜찮다고 콱 물어버리라고 […]

트래픽 순위가 언론사에 미치는 영향

80:20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19세기 영국 부와 소득의 유형에서 20%의 인구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데서 유래한 법칙이다. 백화점에서는 상위 20%의 고객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카드사에서는 하위 80%의 고객이 매출의 20%를 올려준다는 결과도 있다.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 결과를 알면 기업 운영 방침을 어떻게 정할까? 상위 20%의 고객에게 집중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혜택을 몰아주면 회사의 […]

기사 하나가 독자에게 닿기까지

방송사에서 기사를 하나 내기 위해서는 우선 취재계획을 올려야 한다. 그 다음에 취재계획에 대해 팀장이나 부장에게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촬영기자를 배정받을 수 있다. 촬영기자와 함께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면 팀장이나 부장에게 그 기사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그들은 기사 내용이나 표현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다. 여기서 기자들은 그들의 어떤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기사에 대해 조율을 […]

방송 안 보고 리뷰 기사 쓰기

네티즌에게 가장 질타 받는 기사 중 하나가 방송 리뷰다. TV 보고 방송 내용 그대로 받아쓰는 걸 누가 못하냐는 거다. 일정 부분 맞는 말이다. 이미 전파를 타 아무나 볼 수 있는 방송의 몇 장면을 캡처하고 자극적인 내용을 정리한다. 방송 전체를 요약할 필요도 없다. 기사의 마지막은 존재하지도 않는 네티즌 반응으로 마무리된다. 네티즌들은 아무나 작성할 수 있는 시덥잖은 […]

어뷰징의 3無 : 무념무상무책임

어뷰징 업체에 들어오기 전, 다른 언론사에 있을 때의 일이다. 따뜻한 사무실에서 밖에 눈이 내리는지도 모르고 있을 때 기자 한 명이 사무실로 돌아왔다. 몸을 녹이던 기자에게 어디에 다녀오는 길인지 물었다. 기자는 취재하러 나갔는데 막상 가보니 얘기 안 되서 킬시키고 왔다고 했다. 기자는 ‘잘했지?’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장난스러운 말투에 숨막히는 언론사 생활 속에서 작은 여유를 […]

표절의 자유가 있는 나라

나는 어뷰징을 하면서 매일 타사의 기사를 베꼈다. 이 회사의 직원 다수가 그렇게 어뷰징을 했다. 이 회사는 날마다 작성한 기사가 몇 건인지 날마다 사내 게시판에 게시했다. 다른 곳에서도 인사고과 때문에 주기적으로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의 통계를 낸 적이 있지만 그런 경우에는 기사의 내용이나 품질도 평가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다른 모든 요소는 배제한 채 오로지 기사 작성 […]

중요한 것은 제목뿐

어떤 기사에서도 제목은 중요하다. 보도국에서도 그랬고 신문사에서도 그랬다. 초기의 신문을 살펴보면 제목은 기사를 요약한 문장에 가깝다. 처음 나온 독립신문이 4페이지였고 일제강점기의 조선일보가 6~8페이지 선이어서 기사를 다 읽어도 그리 많지가 않았다. 요즘 신문은 30여 페이지가 되고 섹션 면까지 하면 50페이지를 훌쩍 넘는 경우도 있다. 정보가 너무 많다. 제목만 보고 관심이 가지 않으면 굳이 기사를 읽지 않는다. […]

어뷰징 기사 작성 요령

처음 출근하고 한 시간쯤 지나서 울트라북 하나를 지급받았다. 포맷되어 자사 인트라넷 링크만 바탕화면에 나와 있었다. 종이에 몇 가지 인적사항을 적고 인트라넷용 아이디도 발급받았다. 회사 내부에서 일할 사람에게는 보통 데스크탑을 준다. 그런데 노트북도 아닌 초소형 울트라북을 지급했다는 것이 알려주는 사실은 자명했다. 정리해고로 빠져나간 기자가 쓰던 물품을 회수해 어뷰징팀에 나눠준 것이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마우스는 내 돈으로 […]

어뷰징 업체에 입사하다

겨울이 막 지나고 나는 한 언론사에서 나왔다. 신문사와 방송사를 모두 거치며 뉴스를 배웠기 때문에 이후에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당장 나와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은 없었지만 내 경력이 그리 나빠보이지는 않았다. 경력이 없을 때도 들어갔는데, 이제 경력도 쌓였으니 어디라도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다. 구직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 석 달 넘게 날마다 이력서를 두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