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자유언론투쟁위원회 40주년

금년은 일제 식민지배로부터 조국이 해방된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다. 민족적으로 뜻깊은 해다. 금년은 언론인들에게 뜻깊은 해다. 오늘 3월 17일로 박정희의 유신독재에 짓밟힌 언론자유를 되찾으려는 투쟁을 벌이다 사주가 동원한 폭력배들에 의해 동아일보와 동아방송 기자 피디 1백13명이 신문사에서 강제로 쫓겨난 지 40주년을 맞기 때문이다. 거리로 쫓겨난 이들은 빼앗긴 언론자유를 되찾는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동아일보 언론자유수호 투쟁위원회”(동아투위)를 조직했다. 동아투위는 불혹의 마흔을 하루 앞두고 16일 언론회관에서 40주년 기념식을 열고 “동아투위는 영원하다”는 선언문을 채택하고 지속적인 언론투쟁을 결의했다.

1975년 3월 17일 이후 동아투위는 초지일관(初志一貫) 40년간 언론자유투쟁을 벌여 왔다. 우리가 일제강점하에서 고초를 겪었던 35년보다 5년이 더 긴 세월이다. 그러나 동아투위의 언론투쟁은 40년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동아투위는 앞으로도 제2유신으로 불리는 박근혜 정권의 언론통제정책을 비판하고 싸울 것이며 정권의 언론장악이 계속되는 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동아투위는 영원하다”는 선언을 채택한 이유다. 언론사상 일찍이 보지 못한 투쟁기록이다.

동아투위가 결성된 지 나흘 뒤인 3월 21일 동아와 비슷한 상황에서 사주에 의해 거리로 쫓겨난 조선일보 기자들이 조직한 ‘언론자유투쟁위원회’(조선투위)를 조직해 동아투위와 함께 언론자유투쟁을 벌이고 있다.

유신정권의 언론탄압이 끈질겼던 만큼 동아투위의 투쟁도 정말 끈질겼다. 1974년 말 “언론자유실천선언”을 행동 목표로 채택한 동아일보 기자들은 박정희 유신정권이 매일 각 신문 방송에 내려보내는 “보도지침”에 따르지 말도록 편집국 간부들에게 압력을 가했다. 당시 각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유신군사독재에 반대하는 반독재 투쟁운동을 벌이고 항의 성명을 내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신문방송은 정권의 압력에 눌려 반독재 활동 뉴스를 보도하지 않았다. 보도지침대학생들은 이런 언론을 경멸하고 조롱했다.

언론인으로서 자존심이 상한 젊은 기자들이 권력의 압력에 눌려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주와 편집국 간부들에게 항의하기 시작했고 정부에서 보도하지 말라고 매일 내려보내는 “보도지침”을 따르려는 사내 상사들에게 대들었다. 정부와 젊을 기자들의 압력 사이에 샌드위치가 된 사주와 편집간부들은 기업을 살리기 위한다는 이유로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던 시절이었다.

마침내 권력의 압력이 언론사 내부의 갈등을 폭발시켰다. 박정희 정권의 경호견 역할을 한 중앙정보부는 신문에 대한 기업의 광고를 차단했다. 이에 동아일보는 광고란을 백지로 내보내는 “백지광고”(白紙廣告)를 발행했다. 국민의 동정과 독자(讀者)광고가 답지했지만, 신문 경영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회사는 결국 정부의 언론 탄압에 저항하는 기자들을 강제 추방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렇게 권력의 압력과 경영주의 합작으로 강제 추방된 기자들이 만든 것이 동아투위다.

동아투위의 언론투쟁은 정말 끈질겼다. 기자들의 언론자유 투쟁은 어느 나라에서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투쟁은 보통 장엄한 전사(戰士)의 기념비를 남기고 중단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런데 동아투위는 달랐다. 40년 투쟁에 113명 중 20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먼저 세상을 떠난 20명은 감옥에서 또는 고문 후유증으로 일찍 생을 마감했다. “편안히 누워 죽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동아투위 대표들이 16일 40주년 기념식에서 밝힌 “비사”(秘史) 중의 하나다.

박정희 정권은 반독재 언론투쟁을 한 투위 기자들을 강제 추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의 취직 길까지 쫓아다니며 막았다. 본인뿐 아니라 이들 가족의 목까지 죄는 잔인한 정권이었다.

거리의 언론인이 된 이들은 살기 위해 동대문 시장에서 옷 장수를 하거나 출판사의 “비정규” 번역사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돈이 없어 자식들을 대학에 못 보낸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20대에 투쟁에 뛰어든 기자들이 지금 모두 70이 넘은 할아버지가 됐다. KBS 사장을 하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물러나야 했던 당시 막내 기자 정연주사장이 기념식에서 “동아투위는 영원하다”는 선언문을 낭독했다. 그러나 70을 넘긴 기자들의 정신은 아직도 20였다. 투쟁을 40년 지속해온 것도 놀라운 일인데 “제2의 유신”으로 지목받는 박근혜 정권에 대항해서 언론자유투쟁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정권이 언론을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유신정치인”이 존재하는 한, 언론을 영리를 위한 권언유착(權言癒着)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언론 사주가 존재하는 한, ‘동아조선투위’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언론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언론인 언론사주 정치인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싶다.

본 글은 뉴스타파 블로그를 통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뉴스타파 블로그 회원가입을 통하여 뉴스타파 블로그에 합류하세요! 블로그 가입하기 | 자주 묻는 질문
뉴스타파 객원칼럼은 뉴스타파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