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프라이데이’와 해외직구…이케아 공포

롯데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신용카드를 쓰면 롯데쇼핑 영수증을 받게 되죠. 그럼 우리가 롯데쇼핑의 물건을 산걸까요? 아닙니다. 롯데쇼핑은 소비자로부터 상품대금을 받은 뒤 수수료와 매장관리비(아파트관리비 같은 거죠) 등을 빼고 나머지 돈을 입점업체(주로 패션의류 제조회사)에 주게 됩니다. 안 팔린 재고상품은 입점업체의 책임입니다. 결국 대형유통업체는 백화점이나 아웃렛 등 쇼핑공간만 지어놓고 상품 판매와 인테리어공사, 판매원 급여 등은 입점업체가 맡는 장소제공업을 하고 있는 거죠. 이처럼 외상으로 물건을 매입하고 재고는 반품을 하는 판매 방식을 ‘특정매입’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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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이라는 것이 상품을 거래하는 건데, 한국 대형 유통업체들은 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하기 때문에 사실상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 수수료가 매출의 20~40% 정도로 높다보니 입점업체들은 불만이 높습니다. 하지만 잘 아시다시피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빅3 유통대기업들이 유통시장을 독과점하고 있고 그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어디 가서 명함을 내밀기 힘든 게 현실 아닌가요? 그러다 보니 울며 격자 먹기 식으로 백화점 안에 못 들어가서 안달입니다. 그렇다고 세상에 밑지고 장사하는 법은 없겠죠? 입점업체는 상품원가에 인테리어비용, 급여, 재고 부담, 백화점 측에 내는 높은 수수료 등을 모두 상품가격에 반영시킵니다.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거죠. 비싸니까 장사가 잘 안 되겠죠? 그러니까 할인을 해줘야 그나마 팔립니다. 하지만 할인이 일상화 되다 보면 할인 판매를 예상해 미리 소비자가격을 높여 놓는 이른바 ‘업택’이라고 하는 소비자를 현혹하는 상술이 생겨납니다.

유통업체가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해 쇼핑 전장을 방불케 만드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이 블랙 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이 끝나고 성탄절 상품이 대거 들어오는 시기에, 유통업체들이 매장 안에 팔지 못한 재고상품을 빠르게 소진하기 위해 시작된 행사라고 합니다. 새 상품을 진열하기 위해 남은 재고상품을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clearance sale(창고 정리 판매)’이란 단어가 나온 것도 그런 뜻이죠. 유통업체가 재고를 계속 가지고 있기 보다는 원가에라도 빨리 처분해 버리는 게 나을 때 이런 할인행사가 나오고 알뜰한 소비자는 평상시 비싼 상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거죠. 이처럼 미국의 백화점이나 대형유통업체들은 상품을 직접 사서 팔고, 재고도 스스로 떠안아야 하는 ‘직매입’ 시스템이 보편적입니다. 우리나라의 ‘특정매입’과 큰 차이죠. 물건을 직접 사지 않고 재고 부담도 없는 한국 대형 유통업체는 이런 행사를 할 수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백화점, 아웃렛, 대형마트 등을 유통업에서는 ‘대형 소매업체’로 분류합니다. 대형소매업체의 등장은 도매업자보다 더 큰 구매력을 가진 소매업자가 제조회사로부터 직접, 낮은 가격에 상품을 사서 판매하는 것으로 유통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상품 가격이 낮아지니까 소비자가 유리해지고 납품단가 인하 압력을 받는 제조회사는 불리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대형소매업체는 물건을 직접 사지 않고 제조회사를 입점 시킨 뒤 높은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보니 상품 가격이 낮아지지 않습니다. 물론 이들이 처음 대형마트를 선보일 때는 수수료를 낮춰 소비자가격을 낮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장을 다 장악하고 나니 슬그머니 수수료를 올리게 되고 그럼 제조회사는 제품가격을 올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소비자는 어느덧 ‘호갱님’이 돼있는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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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호갱님’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 소비자들이 몇 년 전부터 해외직접구매 즉 해외직구에 몰렸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는 빅3 대기업도 바짝 긴장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유통시장을 다 장악해 놨는데 이제 그 유통이 국경을 초월하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해외직구족이라는 사람들이 과거 백화점의 주요 고객이었다는 점도 유통 대기업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이유일 겁니다. 해외직구를 하려면 영어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물건을 잘 못 샀을 때 반품이나 교환이 까다롭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불편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한국산 TV와 자동차가 해외에서 더 싸게 팔리고, 글로벌 브랜드의 상품 가격이 유독 한국에서 비싸다 보니 해외직구 열풍을 막기 힘든 이유입니다.

비정상적인 시장에서는 결국 대기업들도 경쟁력을 잃기 마련입니다. 상품을 잘 볼 줄 아는 눈과 잘 파는 방법을 알아야 유능한 상인(유통업자)이 될 수 있겠죠? 그러나 유통업을 오랫동안 임대업처럼 운영하다보니 대기업 스스로 상품을 사고파는 ‘노하우’가 약해진 겁니다. 확실한 상품 경쟁력으로 국내 시장을 넓혀 가는 ‘코스트코’의 약진과 중국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유통 대기업의 초라한 성적표를 바라보면서 ‘독과점’이 왜 시장경제를 망치는 주범인지 더 명확해 지고 있습니다. 또 유통시장이 망가지면 결국 제조회사와 상인, 소비자가 다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최근 가구 공룡으로 불리는 이케아(IKEA)의 한국 상륙이 큰 사회적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케아의 상륙이 많은 중소 가구업체를 도산시킬 것이다’, ‘이케아의 한국 가격이 외국보다 비싸다’ 등등… 국내 언론의 이런 가시 돋친 비판을 바라보는 일은 참 흥미롭습니다. 이케아보다 훨씬 더 큰 공룡으로 군림하며 국내 제조와 유통,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유통 재벌들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어떤 기사가 나올까요?

※ 참고 기사 : 넌 유통업자니, 임대업자니?

  • 정인재

    멋지세요^^!!

  • JJ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까요,,,, 대한민국은 참으로 바껴야될게 많은것 같아요

  • 구마흰밤맘

    멋지세요~^^

  • 투데이

    유원중님의 프로필이 멋지네요

  • 이은지

    꼼꼼하며 친절한 좋은 기사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 JINNY

    IKEA 도 국내만? 가격정책이 묘하던데요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미국가격과 두배차이나는 물건도 있더군요
    기사 잘봤습니다

  • 강쥐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잘봤습니다~^^

  • HEK

    좋은 글 감사합니다.

  • Friend2014

    합리적인이고 영리하고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소비자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에요. 기다려봅시다. 비정상은 사라지고 정상이 자리 잡는 세상을.

  • 조경식

    점점 세계화와 해외 거대자본들의 유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네요..
    국내 대기업들이나 브랜드들도 이제는 그 추세를 정당한 소비자 대우, 확실한 경쟁력으로 물리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몰락하겠죠.

  • 똑바로알자

    외국 유통업체 중 백화점업에서 직매입이 어떤구조인지 조사는 하고 쓴글이신지요..? 미국 영국 백화점에 직매입이라는 용어가 있나요. 그비중이 몇프로인지는요. 매입은 하지만 반품이 가능한 기자님이 얘기하는 용어만 틀리지 특정매입과 비슷한구조 라는걸 아시나요 메이시의 마진이40프로나되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높은 고마진인거는 아시나요..ㅉㅉ 조사도 안해보고 그냥 우리 나쁘다고 무조건 까는건 문제가 있습니다. 특정매입을브랜드들이 더 좋아한다는건 아시나요.정확한 팩트에서 글을쓰시지 않는다면..세상을 너무 나쁘다고만 생각하는 트롤콤플렉스일뿐입니다.

    • 트롤이다 ㄲㅈ

      지금 봤을 땐 그냥 ‘이글이 마냥 까는 것 같아.’라고 생각하며 이말저말 이야기하시는데.
      그럼 본인도 반박하는 글을 쓰세요. 이렇게 리플로 아는 것 처럼 으스대지 마시고.

    • 라군

      특정매입 좋아하는 브랜드는 대체어디인지—!!??

    • 정감독

      트롤콤플렉스는 당신이네요. ㅉㅉ같은 뻘소리 하지 말고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얘기를 하세요.

  • 죠셉

    백화점 유통과 클럽스토어인 코스트코를 비교한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아랫분 얘기처럼 국내백화점을 예로 드시려면 해외쪽도 백화점이어야지요. 백화점 대 클럽스토어는 말도 안되는 비교 입니다.
    좀 더 조사가 필요해보이는 글 입니다.

  • 죠셉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다수 하이퍼유통은 직매입방식입니다.

  • 시원털털

    한국은 백화점이 너무 거대하고 기존엔 시장을 지배해서 느린 시장구조에 대응할수 있었지만 요즈음 급격한 시장 변화는 이 거대한 조직이 수시로 변하긴 어려운 구조죠 조만간 백화점은 top10매장만 운영하고 나머진 아울렛 아님면 자사 피비재품위주로 전개하겠죠
    이젠 한국의 영세브랜드를 잡아먹으면서
    독과좀과 카르텔만이 마치 시장을 오래 지배할수 있다는 생각에

  • 문크리스탈

    기사 좋습니다. 통쾌합니다. 대다수 생각을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등은도화지

    좋은 기사네요. 다음에는 다른 분들이 지적하신 것처럼 Black Friday의 메카인 미국의 백화점과 쇼핑몰의 특정매입 수수료에 한해서 (업계 용어로는 “consessionaire rate”라 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 더 비교를 해주신다면 더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Terry An

    전체 순환구조를 생각해야지.
    유통구조자체에 수많은 비용이있고, 그 사이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걸로 인해 돈을 벌어먹고있으니

    판매가격을 쉽게 낮출수가 없는데, 이는, 소비자수가 적정량보다 적고, 유통단계에서 수많은사람들이 개입되어있으므로,

    한마디로, 국민소득은 낮은데 소비할 사람이 적고 돈벌려고 하는사람이 포화되어있기 때문에

    미국같은 블랙프라이데이 파격세일이 있을 수가 없다.

    (추문을 들이자면.. : 유통구조를 간단화한다? 대기업체가 독점을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렇게 되면 서민에게 돌아갈 유통수익이 적어지므로 주 고객층인 서민 중산층들이 소비위축이 되기때문에 또다시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현상이 반복된다.)

    결국은 독과점현상과 맞물린 빈부격차때문이라도 기업입장에서 최대수익을 노리는 경제원리라면, 대기업들을 욕할수만은 없다. 정경유착으로 인해 제도개선의 의지가 전혀 없기때문에 희망은 없으며,
    이로인해 약자인 서민은 피해의식이 강해지면서 자국의 소비구조와 경제따위에 협조하는것따위보다
    대체적으로 구매단계에서 수많은 자본이 해외로 유출됨에도 불구하고 해외직구를 택하고 있는것이다.

    해외직구가 계속 진행될수록 미국은 앉아서 돈벌고 한국은 물건만들며 고생하고 돈은 되다 미국에다 써버리니 삼성이든 뭐든 매출이나 수익구조는 악화일로를 걷게 될것이고 정리해고 인원감축 연봉동결등이 자행되면, 올라버린 물가를 잡을 의지도, 방법도 더이상 힘도없는(이미 나라경제 구조자체가 너무 편중이 심해서 정치인, 관료, 기업인 모두 한탕해먹고 호의호식하겠다는 나몰라라 식이 되어버리다 보니 나라 전체에 애국심 윤리의식따위는 군대에서나 배우는것이 되어버렸다.)

    이또한 FDA로인한 국제적 관세구조에서 나오는 편중현상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케이스를 보면,

    거대 공룡 유통업체가 자본력으로 대량수입을 진행한뒤(물론싸진다) 이를 대형 유통업체가 자신들의 매장에서판매하며, 또한 어느정도 비싼 물품까지도, 수많은 소비자들이 구매를하게 되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대체적으로 한국보다는 소득수준이 높고, 소비의지가 강하기때문이다.

    뭐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손가락아프니 따로 적지는 않겠다.

  • Jung Il Lee

    한국은 평생 이렇게 갈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뭐. 다만 친구들과 가족들과 떨어져야 하는게 안타까울뿐. 그게 아니라면 절이 없어져야 하는데 물리적인 전쟁도 이젠 힘들고.. 그러면 통일이라도 되자!

  • 김상만

    그냥 국내 유통대기업들도 많은 고객이 해외로 나가는것을 알고
    정직하고 좀더 값싸게 자국민들에게 상품을 판매하라는 말로 들었어요 전
    하여튼 댓글로 뭘 그렇게 열폭을 하고 그러시는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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