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괴담? 박근혜가 웃고 있을 때 국민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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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진자가 하루 만에 5명이나 늘었습니다. 6월 3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메르스 확진자는 30명으로 (2명 사망) 전날 25명에서 5명이 늘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은 확진자의 병실에 있던 보호자와 환자들이었습니다.

불과 하루 만에 메르스 확진자가 5명이 늘어났고, 국민은 불안에 떨고 있지만, 정부는 ‘메르스 상환관리반’을 확대 운영하거나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는 식의 기초적인 대응책만 내놓고 있습니다.

메르스 괴담이 사회를 불안에 떨게 한다며 무시하지만, 넘기기 어려운 사례도 종종 있습니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책이 어떤 사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지 조사해봤습니다.

‘별거 아니다? 정부는 이미 메르스 전국 확산 모의 훈련을 했다’

5월 2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처음 발생했을 때만해도 정부는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메르스가 별거 아니라는 정부가 5월 20일 메르스가 전국에 확산하는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을 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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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보건복지부는 세종청사에서 국민안전처,법무부,교육부,인천광역시 등 총 14개 중앙부처및 지자체와 합동으로 ‘해외유입 감염병 대응체계 점검을 위한 모의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당시 훈련은 메르스가 국내에 유입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설정’했다고 보건복지부는 밝히고 있습니다.

메르스 모의 훈련이 주는 의미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정부도 메르스가 확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왜 초기 대응이 미비했느냐입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을 설정하는 모의훈련까지 해놓고도 초기 대응에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개미 한 마리도 지나치지 못하게 메르스에 대응하겠다’고 말합니다. 정부의 말 자체를 믿기 힘든 이유입니다.

‘병원공개 불허, 평택에서 발생한 환자를 왜 경주로’

지금 인터넷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있었던 병원 명단이 돌고 있습니다. 이 명단은 믿을 수가 없는 괴담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그 괴담을 왜 사람들은 믿으려고 할까요?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 메르스 접촉병원 명단이라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 ⓒ트위터캡처
▲ 메르스 접촉병원 명단이라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 ⓒ트위터캡처

정부는 병원을 공개할 경우 더 큰 불안감이 나온다며,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상한 것은 메르스 접촉병원 명단이 괴담이라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모자이크 처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메르스 병원 명단 이미 유출..? “네티즌 술렁”. 코리아데일리 2015년 6월 2일).

병원을 공개하지 않는 정부는 5월 29일 메르스 확진 환자와 의심환자를 평택에서 경주지역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관광도시 경주에 메르스 환자 2명 이송 격리 경북일보 2015년 5월 30일) 3차 감염자까지 나온 상황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를 굳이 경주로 이송해야 했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메르스에 대한 괴담이 돌 경우 국민 불안감이 퍼진다며 병원 공개를 하지 않는 정부와 일부 언론이 오히려 괴담을 믿게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공기 감염이 괴담?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해야’

메르스 괴담 사례로 나오는 것이 건강심사평가원이 올렸던 메르스에 대해 홈페이지에 올렸던 내용입니다. 건강심사평가원은 홈페이지에 ‘중동호흡기중후군은 침 또는 콧물 등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이나 공기 전파,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을 올렸다가 지금은 삭제했습니다.

▲ 건강심사평가원이 홈페이지에 올렸던 메르스 관련 정보 ⓒ건강심사평가원
▲ 건강심사평가원이 홈페이지에 올렸던 메르스 관련 정보 ⓒ건강심사평가원

건강심사평가원이 올렸던 메르스 공기 전파가 괴담의 진원지라는 언론과 네티즌들의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메르스는 공기로 감염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 퍼지는 메르스는 무조건 공기 전파가 되지 않는다는 가정을 확신하기도 모호합니다.

메르스 진단키트를 개발한 송대섭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는 MBC라디오 시선집중의 인터뷰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던 그 연구자로서 지금 국내 상황은 상당히 다른 여타 국가들과 비교해봤을 때 이례적인 상황인 건 맞습니다. 굉장히 짧은 시간 내에 예상을 벗어나는 너무 많은 감염자 수가 나오고 있고요. 그래서 지금 좀 3차 감염자까지 나온 상태여서 사실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6/2 (화) “메르스 사망자 2명, 3차 감염자 발생… 이대로 괜찮나? –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메르스 진단키트 개발자) MBC시선집중 2015년 6월 2일).

우리가 에어로졸 전파라고 하는 다시 공기감염이 가능하다면 사실은 좀 더 지금보다는 폭발적으로 감염이 되는 게 맞아요. 그래서 아직은 공기전파라고 단언하기에는 좀 힘든 부분이 있고요. 그렇지만 지금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바이러스가 세상에 정체를 노출한지 딱 3년 정도 됐잖아요. 정확하게 인플루엔자하고 비교해보면 연구의 양이라든가 깊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너무 사소한 것도 안 밝혀진 게 너무 많습니다
– 송대섭 고려대 약학대 교수

공기감염으로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워낙 변수가 많고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질병이기에 최악의 경우도 늘 생각하면서 정부가 대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는 일어나지 않을 일, 전혀 있을 수 없는 사고라고 방심했다가 아픔을 겪은 사례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국민은 불안, 대통령은 활짝 웃는 이상한 나라’

메르스가 별거 아니라고 정부 당국은 말합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불안해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합니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메르스 관련 페이지에 한국을 포함시켰습니다(http://www.cdc.gov/coronavirus/mers/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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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있는 학교들은 서울과 경기도로 가는 수학여행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지자체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를 모두 취소했습니다. 일부 사립학교 유치원들은 자체 휴교를 했습니다.

이 정도면 국가적으로 굉장히 위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지역을 방문하고, 활짝 웃는 사진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했습니다(박근혜 대통령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 청와대 2015년 6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은 6월 14일 미국을 방문하는 해외순방을 떠나겠다고 합니다.

메르스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국민방송도 없습니다. 메르스 관련 대책이라고는 정부 당국자를 질타하는 청와대수석비서관 회의 발언이 전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있을 때, 국민은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참 이상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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