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징역 5년, 타당했을까

피고인을 징역 5년에 처한다.

법원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지난 4일 징역 5년 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작년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 전국노동자대회, 노동절 집회 등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그를 기소했고, 법원은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법원은 특히 작년 11월 민중총궐기대회를 두고 “집회·시위의 폭력적인 양상이 매우 심각하였다”며 집회를 주최한 한 위원장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양형 이유에서 “헌법이 정한 집회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는 것은 오직 평화적인 집회만이고, 불법집회는 허용되지 아니한다”면서 “민중총궐기 집회가 내세운 주장에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등 경청하여야 할 내용이 있다 하더라도 서울 시내 중심부에서 대규모 폭력사태를 일으킨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이 “권력에 굴복한 공안판결”라고 혹평한 것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여론은 중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징역 5년은 어느 정도 수준의 범죄에서 선고되는 걸까. 일반인이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최근 법원이 징역 5년을 선고한 사건 10가지를 추려봤다.

다음 사건들을 유심히 살펴본 뒤 다시 생각해보자. 아래 사건들과 비교해봤을 때 한상균 위원장의 징역 5년형은 타당했을까.

법원이 최근 징역 5년을 선고한 10건

*제목과 순서는 필자가 임의로 정하였음.
*( )는 판결을 선고한 법원과 선고 연월.

1. 학교법인 이사장 140억대 횡령사건(전주지법 2016년 2월)

40대 학교법인 이사장이 사채 75억 원을 출연하여 이사장직에 취임. 그 뒤 사채의 원리금을 상환하고자 무리한 사업을 벌이다가 결국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을 다시 인출하여 개인채무에 변제하고 교비적립금을 유용하는 등 146억 원에 가까운 돈을 횡령.

2. 사업자금 차용 명목 20억대 사기사건(서울중앙지법 2016년 7월)

사업가인 50대 남성이 피해자들에게 “사업자금이 부족하니 돈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를 주고 원금을 곧 갚겠다”고 속이는 방식으로 20억 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사건.
법원은 “피해회복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이후 누범기간임에도 범행을 저질러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

3. 미성년자 9개월 감금 성폭력 사건(서울고법 2016년 7월)

20대 사회복무요원이 만 13세의 가출 소녀를 집으로 유인한 후 9개월 동안 강간, 유사강간, 감금, 폭행 등 범행을 자행한 사건. 법원은 “가출청소년을 집으로 유인, 강간한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유사한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피해회복 노력을 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

4. 주차장 시비로 의식불명 집단폭행(부산지법 2016년 7월)

밤 11시경 주차장 앞에서 40대 남성이 담배를 피우며 쳐다본다는 이유로 50대 남성 2명이 피해자를 땅바닥에 넘어뜨리고 발로 머리 뒷부위를 강하게 내리찍는 등의 상해를 가하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사건. 가해자들은 구호조치 없이 도주하였고, 피해자는 한쪽 시력이 상실되고 후유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

5. 묻지마 살인미수 사건(서울동부지법 2016년 6월)

식당 운영하는 40대 남성이 경영난이 악화되고 금전차용도 거절당하자 불만을 갖고 혼자 술을 마시던 중, 식당 건너편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피해자의 복부를 회칼로 찌름. 이어 도망가는 피해자를 추격하던 중 길을 걸어가던 또다른 남성을 발견하고 회칼로 복부를 찔렀으나 살인미수에 그친 사건.
법원은 양형이유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불특정인을 상대로 칼을 휘두르고 이를 피해 도망하는 피해자들을 쫓아가기까지 한 이른바 ‘묻지마 범행’으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

6. 친딸 성폭행 사건(의정부지법 2016년 6월)

40대 남성이 가족들 몰래 만 13세인 딸의 방에 들어가서, 자고 있는 딸을 2차례 간음하고, 그 후에도 가슴을 만지는 등으로 방식으로 7차례 강제추행을 함.
법원은 “아버지로서 피해자 보호 책임이 있는 피고인이 의무를 저버리고 왜곡된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어린 딸을 수회 간음하고 추행한 것으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반인륜적”이라고 평가.

7. 내연녀 상해치사 사건(부산고법 2016년 6월)

40대 남성이 내연관계에 있던 여성의 남자관계를 추궁하는 등 집착하다가 여성이 관계를 단절하려고 하자 온몸을 마구 때려 장간막 및 비장 출혈로 인한 혈복강(배에 피가 고여있는 상태)으로 사망하게 한 사건.
법원은 “피고인은 가정이 있음에도 내연관계를 유지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모텔에 데려간 후 폭행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점”으로 볼 때 중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

8. 무면허 뺑소니사망 사건(수원지법 안산지원 2016년 4월)

무면허로 운전을 하던 40대 남성이 신호를 무시하고 직진하는 바람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20대 남성)를 들이받아 현장에서 두부 출혈상으로 사망하였으나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사건.

9. 회삿돈 200억대 횡령, 배임사건(서울남부지법 2016년 4월)

회사를 운영하던 50대 사업가가 금융기관으로부터 165억 원을 대출받은 뒤, 회사 주식 양도대금으로 지급받는 것처럼 회계처리하고 실제로는 회사 인수대금으로 사용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하고, 회사 자금 39억 원을 임의로 소비하는 등 200억 원이 넘는 거액의 손해를 입힌 사건.

10. 5회 뇌물수수 공무원사건(대구지법 2016년 3월)

경찰로 재직하는 동안 금융다단계 유사수신 업체의 불법행위를 묵인해주거나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5회에 걸쳐 5,600만의 뇌물을 받은 사건.
법원은 “공무원의 직무집행 공정성과 사회의 신뢰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로서 사회적 해악이 큰 점, 3년간 도망 다니다가 체포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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