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를 ‘어’로 바꾸는 언론

오늘 매일경제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사 제목이 대담합니다.

“모든 근로자 계약직으로 뽑아 한국 기업 다시 뛰게 하라”

차기 경제학회장인 서울대 교수가 이런 인터뷰를 했다는 것이 매일경제의 핵심 보도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좀 이상했습니다.

“모든 근로자 계약직으로 뽑아 한국기업 다시 뛰게하라”는 이 헤드라인은 이 인터뷰 기사의 본문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경제학자가, 그것도 차기 경제학회장으로 뽑힐 정도의 저명한 교수가 경제신문과의 대담 인터뷰에서 무턱대고 저런 주장을 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지순 교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습니다. 학회 참여때문에 오늘 하루 종일 전화도 못 받다가 6시 넘어서야 전화를 주시더군요. 본인 인터뷰가 나온 기사를 보지 못하셨던 모양입니다. 깜짝 놀라시더군요.

이지순 교수는 매일경제신문과의 대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것은 좋지 않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다른 선진국들처럼 비정규직도 ‘4대 보험이 보장되는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 그렇게 하면서 계약직의 경우는 임금을 올려주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이를 앞뒤 모두 자르고 매일경제신문은 “모든 근로자 계약직으로 뽑아…”라고 제목을 뽑았다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계약직이라고 하면 4대 보험이 되지 않고, 해고가 쉬운 열악한 조건의 근로형태를 의미합니다.

매일경제신문이 이렇게 기사의 제목을 뽑은 의도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회장, 서울대 교수라는 권위를 빌어 ‘해고하기 쉬운 나라가 기업하기 쉬운 나라, 기업하기 쉬운 나라가 곧 선진국’이라는 도식을 정당화하려 한 게 아닐까요?

이지순 교수는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묻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언론에 낚인 것 같다”고 허탈해하면서 일단 매일경제신문 담당기자에게 전화를 해보겠다고 말하시더군요.

언론이 어떤 발언을 거두절미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윤색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정도에서 한참 벗어나는 것이겠죠. 독자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래는 이지순 교수와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 내용입니다.

  • 처음

    담당 기자와 통화해봤자 인간적 호소만 있겠죠. 전혀 다른 내용을 헤드라인으로 뽑아 의도적인 언론왜곡을 노렸담 언중위에 신고하고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소송을 진해해야지 어쩌겠어요. 언론사와 데스크와 기자를 상대로 해야죠. 기자가 의도한 게 아니고 데스크에서 손질한거람 그거 녹취 확보도 해야되겠군요. 기자가 썼담 관리감독 못한 데스크 책임도 큰 거고. 그래야 데스크들 못된 편집권 갑질과 기사에 관여해 왜곡하는 인습에 경종이라도 울릴테니까요. 요는 기자 본인보다 데스크와 언론사에 더 중한 책임을 물어야한단거죠. 기자분들 서로 쉴드치시면서 윗사람이 문제란 한탄이 맞단 전제하에 말이죠.

    • 정일

      매일경제 절독하겠습니다.
      안그래도 아침신문보고 이럴리가하며
      의아했는데 양아치같은 새끼들이네요.
      경제지까지 사기를 쳐대니….ㅉ.

      • ㅇㅇ

        “경제지까지” 사기를 친게 아니라 “경제지기 때문에” 사기를 치는 거에요. 경제지가 재벌과 권력 이익 대변하기로 유명한데…

  • foxtrot

    결국 신문사에서는 “개인의 일탈”로 발뺌하겠죠?

  • 원종희

    그래서 언론이 그 만큼 중요한데도 우린 잘 모르죠

    미디어 악법이 이명박근혜가 날치기 통과시킨 어제나

  • 나그네

    매경 기사 본문에는 유사한 내용으로 이지순 교수가 언급하는 부분이 있긴 한 것 같은데요. 모든 근로자가 비정규직화 되어야 하고 평생고용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는 부분… 물론 동의하지는 못하겠습니다만 기자가 없는 말을 쓴 것 같지는 않은데요.

  • 원종우

    한국 경제고 매일 경제고 경제지는 역시 광고판밖에 안되는군요
    기자님 아니였으면 덮어두고 욕부터 할뻔했습니다

  • 권오준똥

    보통 기사 내용은 기자가 써도 제목을 정할때는 데스크라는 윗 분들이 하지 않나요? 의도를 가지고 아주 사악하게 왜곡을 한거라고 보여집니다.

  • 권오준똥

    매일경제 절독하기 운동이 필요함

  • Wind Story

    어떻게 이렇게까지악의적으로 왜곡할 수가 있나?
    선비정신이란 목에 칼이 들어오고, 자기를 죽이는 글이라도 사실 그대로 적는 걸 말하는데.

    거짓으로 어떤 목적을 달성할려고 했는지……

  • 레미

    호주에서는 계약직들(특히 현장 기술자)은 정규직이 굳이 되지않는답니다. 중요한 사실이 두가지가 있는데 정규직은 일의 효율이 떨어져서 회사도 계약직들을 선호 하고, 더 중요한사실은 계약직들의 시간당 임금이 정규직의 보험료등 모든걸 커버하고도 남을만큼 많이 책정 되어 있기때문에 당사자들도 굳이 회사에 소속 되기를 원치 않는 거죠. 어쨋든 계약직을 쓸 경우 정규직 대우이사의 임금을 보장하게하는 법안이 마련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회사가 높은 효율(해고를 빌미로)과 저비용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건 노동자를 두번 잡는 거나 마찬가지 인 듯합니다.
    계약직고용을 인정은 하되 정규직혜택이상을 보장하게되면 회사도 정규직 숫자와 계약직 숫자를 최적 수준으로 가져가려고 노력 하겠지요?

  • 미나리

    제목이 자극적인 것은 맞지만, 이지순 교수가 주장하는 바가 기사 본문에 충분히 나와있는 것으로 읽히는데요.

    오직 해당 기사와 블로그 내용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아’를 ‘어’라고 바꿔서 호도하는 측면은 블로그의 내용이 더 비판받을 면이 많은 듯합니다.

    아래는 기사 원문에서 이 교수 발언 일부 발췌입니다.

    이 교수는 “결국은 계약직으로 가야지 평생고용은 힘들다. 기업들에게 고용유연성을 줘야 한다”며 “대신 해고당할 위기가 있는 만큼 비정규직의 임금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대보험을 모두 보장하고 비정규직에게 정규직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줘야 한다.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동일한 노동을 하는 데 현재 비정규직은 차별을 받고 있다. 이것은 부당하다.

    • 리나미

      교수가 말하는 계약직과 일반 대중이 인식하는 계약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충분한 설명없이 헤드라인을 작성해서 오해의 소지를 만든 것이 문제이지요.
      당장 뉴스 댓글만 봐도 내용을 오해하고 욕설을 남발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신문 읽는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낚일 수 있다는 뜻이죠. 잘못 이해한 독자가 나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잘못 읽도록 유도한 사람이 문제지.

    • minaribungsin

      Bungsin

  • 그대라는 선물이 고맙습니다

    기레기 와 기레기가 돈받아가는 기러기회사
    저런기레기는 일본으로보내라

  • Jochen Floyd

    실제 “모든 근로자를 계약직화”라고 얘기하지 않았는 지는 모르겠으나, “고용유연화”, “법인세 인상 반대”, “복지 축소”라고 제시하지 않았나요?

본 글은 뉴스타파 블로그를 통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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