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싫은 사실 “서울 25개구 아파트 가격,모두 내렸다”

지난 21일 부동산 써브가 보도자료를 하나 냈습니다.

부동산 써브는 7천여개의부동산 중개업소를 가맹점으로 두고 있는 국내 수위의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이지요. 부동산써브는 보도자료 제목을 이렇게 달았습니다.

“아파트 값 최고, 5년 사이 강남에서 서초로 순위 변동”

2009년에는 서울 강남구 아파트 값(이하 매도호가)이 가장 비쌌지만 2014년 10월 셋째주 기준으로 보면 서초구 아파트 값이 강남구를 앞질러 아파트 값이 가장 비싼 자치구가 됐다는 것이지요. 조선일보도 이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서 이렇게 기사 제목을 달았군요.

2014102400_01

얼마 전 판교 환풍구 사고로 물의를 빚었던 이데일리도 비슷한 제목을 달았습니다.

2014102400_02

그런데 말입니다.

부동산 써브가 보도자료에서 제시한 자료를 곰곰이 살펴보면 이 자료에는 이보다 훨씬 중요한 ‘팩트’가 숨어 있습니다.

보도자료에 나와 있는 서울의 각 구별 평균 매매가(실제는 매도호가)가 기재된 표를 자세히 살펴보세요. 전혀 의미가 다른 중요한 사실들이 눈에 띄지 않으시나요?

2014102400_03

잘 보이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 위의 표를 이렇게 바꿔봤습니다.

구별로 2009년과 2014년의 평균 매매가(실제는 매도호가)를 비교한 것이지요. 거기에 가격 변동액과 변동율을 덧붙였습니다. 뉴스타파의 데이터 리서치센터에 의뢰하니 단 5분만에 정리해서 주시네요.

자,이제 확연하시지요?

2014102400_04

여기서 제가 발견한 중요한 사실들을 열거해보니 5가지나 되는군요.

  1. 1.강남구,서초구를 비롯한 서울의 25개 구 모두 지난 5년 새 단 한 곳도 빠짐 없이 아파트 가격(매도호가)이 하락했습니다.
  2. 2.강남구,송파구,용산구,양천구의 경우 모두 1억 원 넘게 평균 매도호가가 하락했습니다.
  3. 3.아파트 매매가격 1위로 등극했다는 서초구마저도 평균 5천만 원 이상 하락했군요.
  4. 4.변동비율로 따지면 양천구가 15.84% 하락해서 가장 낙폭이 컸습니다.송파구나 강동구도 15% 가까이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5.그러나 동대문구나 종로구 등 강북 도심지역의 하락률은 제일 낮았습니다. 서대문구,은평구,성동구,마포구 등도 5% 이내의 하락률을 보여 지난 5년 동안의 아파트 하락 추세에서 그나마 선방한 지역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이 자료의 핵심 내용은

<아파트 값 최고, 5년 사이 강남에서 서초로 순위 변동>

이 아니라

<서울 25개구 아파트 시세 5년 동안 모두 내렸다>

가 적당한 것이 아닐까요?

또 이 자료를 통해 지난 5년 동안의 서울 아파트 가격 추이를 보면 “아파트 값은 내리지 않는다” 또는 “아파트는 사두면 결국 돈 된다”는 세간의 부동산 신화는 이미 깨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 보도자료를 내놓은 부동산써브의 연구원에 따르면 이 자료는 부동산써브에 가맹된 7천여 개 부동산 중개업소로부터 매주 보고받은 매도호가를 데이터베이스에 집적해 내놓은 결과라고 합니다. 집주인이 내놓은 매도호가 기준으로도 아파트 가격은 지난 5년 동안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저는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동산 정보 제공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나 자칭 한국 최고의 신문 또는 경제전문지가 이 자료를 보고 이런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아니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일부러 외면한 것일까요? 그건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 만약 일부러 그랬다면 그 의도도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 ㅡ..ㅡㅋ

    문제는 내려가는 아파트값에도 불구하고 올라가는 전셋값이겠지요. 아파트 매매가의 80%에 육박하는 전셋가를 요구하는 집주인은 일종의 사기 혹은 횡령범죄를 저지르고 있는건데, 아무런 사회적 제제나 예방제도가 없습니다. 경매낙찰가가 지역에 따라 경제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략 60%선 안팎이라고 보면, 경매 붙여도 전세금의 상당부분을 돌려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되지요.
    쉽게 말해 2억짜리집에 1억 5천(75%)에 전세 들어갔는데, 집값이 1억 4천 정도로 떨어져버리면, 세입자는 전세금 1억 5천을 돌려받지 못하게 될것이 명확하다는 겁니다. 집주인이 돈없다고 배를 째버리면,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민사소송을 걸어 해당 아파트를 경매에 붙이는 것 뿐인데, 경매 낙찰가는 1억에 훨씬 못미치게 되지요. 그래서 세입자는 가만있다가 수천만원의 손해를 보게 되는 겁니다.
    소송에 승소하고 집주인에게 압류 걸어봐야 집주인 명의자의 명의로 된 재산이 없는 경우, 돈을 돌려받을 방법은 거의 없다는게 이 투기꾼 세상의 희한한 법률체계이죠. 전세들어갈때 집주인 재산 상태를 조사해볼 수도 없고.
    명백하게 예견되는 세입자의 피해를 묵인 방관하는 것이죠. 정부와 입법부는 아무런 개선의지가 없어보입니다.
    문제가 심각한건, 대부분의 세입자들의 경우, 전세보증금이 전 재산이라는 것이지요.

본 글은 뉴스타파 블로그를 통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뉴스타파 블로그 회원가입을 통하여 뉴스타파 블로그에 합류하세요! 블로그 가입하기 | 자주 묻는 질문
뉴스타파 객원칼럼은 뉴스타파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