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당 ‘운동권출신’들도 물갈이좀 하자

복음서도 4개, 역사교과서도 7개이듯이 분열된 범야권이 경쟁적으로 외연을 확대한 후 언젠가는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지난달 칼럼에서 안철수신당을 되게 비판 했더니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이 반색했다. 그런데 이번 달은 더불어민주당 이야기를 해야겠다.

거두절미하고 더불어민주당 내 운동권 출신들도 이제는 선수교체 좀 하자. 요즘 운동권 출신이 정치권에서는 무능과 독선의 상징처럼 도매금으로 취급받는 게 그저 한심하고 안타까워하는 말이다. 운동권이라는 범주가 좀 애매하기는 하지만 의원명단을 보니 마흔 댓 명은 되는 것 같다. 원외 당협위원장도 상당수가 있다. 이들 중 상당수를 교체해야 할 근거는 열 개도 더 댈 수 있다.

나는 지금까지 어떠한 당적을 가져본 적이 없다. 노동운동 13년, 기자생활 16년을 거쳐 민족문제연구소에서 2년간 친일인명사전 발간 작업을 마무리 짓고 7년 전 귀농했다.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서 생산, 가공, 유통을 함께해서 먹고살 만큼은 버는 자유인이니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 할 일이 없다. 그래서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운동권 선후배들에게 쓴소리 한마디 해야겠다.

낡고 힘이 빠진 진보의 날개

디제이는 운동권 출신이나 진보인사들을 여러 명 발탁해서 정치에 입문시켰다. 어느 진보성향의 대학교수가 전략공천을 받아서 국회의원이 됐다. 늦은 밤 의원회관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본 디제이가 격려하기 위해 그 방에 들어갔다. 바둑을 좋아하는 초선의원은 당 총재가 들어오는 줄도 모르고 바둑에 빠져있었다. 초선이 공부 안 하고 게으르다고 한 번 찍혔으니 다음에 공천을 못 받은 것은 뻔한 일.

이런 면에서 더민주당의 운동권 선배들은 디제이 발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한다. 일찌감치 정치권에 진출한 어느 운동권 출신 의원은 골프를 워낙 좋아했다. 이력서에 학생회장 한 줄 밖에 쓸 게 없는 어린 후배가 등원하자 골프채를 사주며 골프를 권했다. 이 초선의원은 금세 싱글을 쳤다고 한다.

운동권 출신들 모두에게 해당되지는 않겠지만 물 좋은 지역구에서 경선도 없이 공천을 받아서 재선 3선 하다 보니 기득권에 안주하는 사람이 생겼다. 금품비리에 연루된 의원, 소관 기관에서 제공하는 의전을 즐기고 그걸 자랑하는 의원, 관련 업체에서 편법으로 후원금을 받아내는 의원들이 생겼다. 지금도 의장님이라 부르고 서로 끌어주고 챙겨주며 국회에서 운동권 동우회를 하는 의원도 있다. 당 내분 과정에서 어떠한 존재감도 보여주지 못한 다선의원도 즐비하다.

이런 사람들의 가슴과 다리는 운동권을 떠난 지 이미 오래인데 머리는 여전히 운동권이니 의정활동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당내에 패권주의가 얼마만큼 존재했는지 나는 정확하게 모른다. 하지만 내 생각만 옳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일부 얼치기 운동권 출신 의원의 언행이 패권주의로 비칠 수 있었을 것이다.

제2의 김부겸은 왜 안 나오나

더민주당이 중도진보노선을 걷는 개혁정당이 되고자 한다면 중도와 진보 양 날개가 튼튼해야 한다. 탈당파들이 떠난 자리는 패기 있는 중도성향의 전문가들로 채워질 것 같다.
진보의 날개는 이미 낡고 힘이 빠졌다. 내가 과수원을 ‘해보아서 아는데’ 묵은 가지를 잘라내야 새 가지에 열매가 잘 맺힌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사람이 없다. 갑질하던 의원 한 명만 징계를 받아 출마가 어려워졌다.

김부겸처럼 험지로 가겠다는 사람조차 없다. 과거 정동영 천정배에게 험지로 나가라고 요구했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인재영입위원회를 만들면 뭐하나? 다선 의원들이 먼저 자리를 비워주어야 한다. 자기가 진 짐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면 초선이라도 그만 정치판에서 내려와야 한다.  능력이 안 되는 자리에 앉으면 자기도 파괴되고, 그 자리도 파탄 난다는 고 신영복 선생의 경고를 새겨듣기 바란다. 나라와 이웃을 생각하는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실천하며 자기분야에서 모범을 보여온 새로운 진보인사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도록 해야 한다.

이미 야당은 쪼개졌다. 유권자들을 먼저 감동시키는 정당이 당선 가능한 야당이 될 것이다. 당연히 당선 가능한 야당에 표가 몰릴 것이다. 운동권 출신 다선의원들이 먼저 결단해야 한다. 야당이 분열되어 당선 가능성도 낮은데 한 번 더 출마하는 게 뭐 그리 중요한가?

응답하라, 000 의원 그리고 000 의원.

(사족) 몇 사람 이름을 적시 하려고 했는데 그 놈의 인간관계 때문에 자기검열에 걸리고 말았다.

  • 김석우

    이름을 남기시지 그러셨습니까. 결국 자신의 능력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물러나라인데 그게 되겠습니까. 그 능력 없는 사람들을 못 믿는다는 것인지 믿는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지금은 시스템이 만들어져야합니다. 물러나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쫓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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