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위해 국민노후 흔들었나

대통령은 피의자이고 재벌은 피해자인가? 그렇지 않다. 삼성 박근혜 최순실이 공모해서 뇌물을 주고받으며 전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에 큰 손실을 입혔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과 박근혜 최순실의 부당거래 여부는 검찰이나 특검이 지옥까지 쫓아가서라도 밝혀야 할 중대 사안이다. 이미 삼성의 반격이 시작됐다. 각종 경제신문에는 ‘삼성물산 합병 비율은 타당했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노후를 위협당한 국민도 횃불을 들고 거짓이 숨을 어떠한 어둠도 허용하지 않아야 할 때이다.

삼성의 3세 승계문제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은 시가총액이 12조 원에 달했다. 삼성은 상속세를 내지 않고 3세로 승계하는 방법을 찾았다.

1996년 삼성은 세법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삼성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과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배정을 통해 승계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편법승계로 여론이 악화되자 이건희 회장과 3남매는 2006년 2월 사재 8,000억을 장학재단에 출연했다. 이건희 회장이 도피성 장기 외유에서 돌아온 직후인 그해 2월 7일 삼성은 사재출연, 구조조정본부 축소, 정부 상대 소송 취하,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 구성 등 2.7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특검은 그룹 2인자인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혐의 등으로 기소했고 법원은 2009년 8월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학수 방패막이로 이건희는 법망 빠져나가

하지만 삼성은 불법과 편법승계를 포기하지 않았다. 2013년 삼성 총수 일가가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던 비상장사 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인수하고 회사 이름을 제일모직으로 바꾸었다. 제일모직과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이 순환출자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배력을 높이는 게 최대과제였다. 더구나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승계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2014년 11월 14일 말 많던 삼성SDS가 상장 됐다. 공모가가 19만 원이었으니 이재용의 지분가치는 1조6538억 원으로 뛰었다. 이재용이 삼성SDS 지분 11.25%를 갖는데 쓴 돈은 고작 106억 원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BW 헐값 인수, 액면분할, 유상증자, 계열사 합병 등을 통해 삼성SDS 주식을 주당 평균 1,218원에 사들였다. 이 회사의 24일 오전 시가는 13만9000원이다.

삼성은 2014년 11월 한화에 삼성테크윈 등 방산 계열사 4곳을 1조9000억 원에 매각했다. 3개월 뒤 정부는 방위사업 매각을 승인했다. 비주력 계열사를 떼어내고 전자 금융 건설에 집중하게 된 삼성은 한화 대신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았다. 이 과정에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삼성 경영권 승계의 화룡점정은 총수 일가의 지분이 별로 없는 삼성물산과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의 합병이었다.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는 지난해 7월 17일 열렸다. 합병비율은 삼성물산 0.35, 제일모직 1 었는데 이재용에게 유리하고 삼성물산 일반 주주에게는 불리한 조건이라는 분석이 안팎에서 나왔다. 삼성은 우호지분을 19.95%만 확보한 상태에서 10%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했다. 국민연금은 석연치 않은 결정 과정을 거쳐 이재용의 손을 들어주었다.

삼성과 한화의 거래, 삼성물산에 유리한 합병을 보면 박근혜와 최순실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삼성물산 합병이 성사되고 일주일 후 박근혜와 이재용은 단둘이 만난다. 박 씨는 문화 체육 관련 재단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니 지원해 달라는 발언을 한다.

두 사람의 만남 이후 삼성이 성공보수성 뇌물을 주었다고 볼 수 있는 거래가 잇따라 일어났다. 지난해 9월 삼성은 최순실 회사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280만 유로(35억 원)를 지원했다. 최순실은 이 돈으로 독일 소재 호텔과 정유라가 탈 말을 구입했다. 한 달 뒤 삼성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186억 원을 투자하는 대한승마협회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또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는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 사이 삼성으로부터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명목으로 16억 원을 뜯어냈다. 이 돈의 대부분은 장시호 개인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27일 미르재단 설립과 올 1월 12일 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합계 204억 원을 출연했다. 이렇게 삼성이 최순실과 관련해서 지출한 돈은 255억 원이다. 20년 숙원사업을 해결한 것 치고는 헐값이다.

삼성물산 합병으로 전자와 생명 확실하게 지배

삼성그룹의 양대 축은 시가총액 191조 원의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21조 원 운용자산 256조 원에 달하는 삼성생명이다. 이재용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59%, 삼성생명 지분은 0.06%뿐이다.

그렇지만 이재용은 삼성물산 지분을 통해 두 회사 나아가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이재용의 삼성물산 지분은 17.23%로 1대 주주다. 이부진 이서현도 각각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4.1%, 삼성생명 19.3%를 보유하고 있다. 다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7.55%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이 전자와 생명을 지배하고, 박근혜 최순실이 255억 원의 ‘푼돈’을 탐내는 동안 국민연금은 5865 억 원을 손해 보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벌닷컴은 국민연금이 보유했던 삼성물산(11.61%)과 제일모직(5.04%) 지분 가치가 합병 전에는 2조1050억 원이었는데 지난 17일 기준으로 합병 삼성물산(5.78%)의 지분가치는 1조5,186억 으로 떨어져서 결국 국민연금은 5,865억 원의 평가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합병 후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주식을 일부 매각한 것을 고려해도 손실액은 2,347억 원에 달한다.

삼성이 편법승계에 나선 지 만 20년이 흘렀다. 2008년 삼성특검 때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이 총대를 메는 한편 이건희 회장은 법망을 피해갔다. 그 대신 사재 8,000억 원을 내놓아야 했다.

승계문제를 완결 짓기 위해 삼성은 더 부정하고, 더 쉽고, 돈이 덜 드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을 소환조사하고 그룹 미래전략실을 압수수색했다. 삼성이 2008년처럼 그룹 2인자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을 방패막이로 내세울지 온 국민이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아야 한다.

본 글은 뉴스타파 블로그를 통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뉴스타파 블로그 회원가입을 통하여 뉴스타파 블로그에 합류하세요! 블로그 가입하기 | 자주 묻는 질문
뉴스타파 객원칼럼은 뉴스타파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