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열여덟 청년에게 선거권을 보장하라

광장에 나온 아이들을 보며 너무나 부끄럽고 자랑스러웠다. 대개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각자 노는 그룹이 있다. 공부 열심히 해야 노는 그룹이 달라진다.

아이들은 그들만의 견고한 성을 쌓은 후 사다리를 걷어차는 반칙과 특권에 분노하고 저항했다.

공주놀이에 세월을 보낸 강박장애 무능력자와 그 추종자들이 저지른 반칙과 특권은 아무리 비판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그들을 비판하며 광장에 함께 섰던 ‘우리’ 안에도 반칙과 특권이 없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희망이 생기고, 새로운 길이 보인다.

기간제 교사의 열악한 처지를 외면하는 전교조도 반칙과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협력업체 노동자의 내부 식민지화를 묵인하는 일부 대기업노조도 반칙과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세금 내는 국민의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생애 보수와 연금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공무원노조도 반칙과 특권을 즐기는 것이다.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는 서울대병원에 자원봉사를 나갔던 청소년이 페이스북에 쓴 글을 본 적이 있다. 어린 것들이 담배나 피우고, 어린 것들이 학교는 안 가고, 어린것들이, 어린것들이… 이들이 만난 건 편견과 권위였다.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이런 반칙과 특권을 보고 겪어야 한다. 같은 편인줄 알았던 사람들 사이에서 겪는 반칙과 특권은 더 아플 것이다.

함께 광장에 선 우리 안에도 반칙과 특권이

탄핵인용과 5월 초 조기대선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광장에 함께 섰던 청년들도 최소한 만 18세 이상은 선거에 참여해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고 반칙과 특권을 심판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 선거법대로라면 조기대선에서 만 18세는 고사하고 만 19세 청년의 3분의 2가 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우리가 통상 20살이라고 부르는 청년·대학생 60만 명 중에서 선거일까지 생일이 지나지 않은 40만 명은 선거권이 없다. 그나마 12월 20일에 대선이 치러질 때는 20살 대부분이 선거권을 가졌으니 역주행을 하는 셈이다.

공직선거법 제15조(선거권) 1항에 의하면 만 19세 이상의 국민만이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권을 갖는다. 1948년 21세로 시작해서 1960년 20세, 2005년 19세로 확대된 후 요지부동이다. OECD 34개 회원국가 중 한국과 폴란드(21세)만 만 19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준다. 일본은 지난 7월 참의원 선거부터 만 18세로 선거권을 확대했다.

대한민국 남성이 만 18세가 되면 입영대상이 된다. 만 18세 이상 남녀는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시험 응시도 가능하고, 민법상 결혼도 할 수 있으며, 주민등록증이 나오고, 운전면허도 딸 수 있다. 모든 상영등급 영화 관람도 가능하다. 그런데 오직 공직선거법만 만 18세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는다.

20살 성인 셋 중 두 명은 대통령선거 못해

이런 반칙을 고치라고 4.13총선에서 여소야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도대체 유력 정당들은 120만 명에 달하는 18~19살 청년의 정당한 주권을 보장해 주지 않으면서 권력구조는 바꾸어서 무엇에 쓰려고 하는가? 권력을 잡아서 누구를 위해 쓰려고 하는가?

대통령과 국회의원, 검찰의 과도한 권한을 감시하고 제한하는 권력구조의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권력을 어떻게 나누고 행사할 것인지를 이야기하기 전에 권력이 나오는 국민에게 정당한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그게 바른 순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②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기대선 전에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문제는 여야가 유불리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만 18세로 낮추어도 조기대선에서는 선거일 전에 태어난 고3 학생 20만 명 정도만 선거권을 갖는다. 만 19세를 고집하는 정치인들은 고3 학생이 정치적 판단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요양보험에서 치매판정을 받고 요양급여를 받는 노인은 왜 선거권을 주는가.

청소년 시국대회에서 나온 말이다.

청소년이 나서서 박근혜를 끌어내렸다. 우리는 여전히 대통령을 뽑지 못한다.

만 18세 청년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라.
청년들이 반칙과 특권에 맞서 싸우며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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