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는 왜 보장되어야 하는가?

최근 표현의 자유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만한 두 가지 사건이 발생했다. MBC가 해사행위를 했다고 해고한 권성민 PD 사건과 이완구 총리후보자의 발언을 기사화 하지 않고 외려 기자를 징계하겠다는 한국일보 사건이다.

권성민 PD는 2014년 인터넷 게시판에 MBC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현실을 자성하는 ‘나는 M×× PD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로 인해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고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 받았다. 그리고 이후 자신의 처지와 예능국에 대한 그리움을 묘사하는 웹툰을 자신이 SNS에 올렸다가 해고라는 사형선고를 당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으레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다른 이해의 충돌을 떠올리기 쉽다. 권 PD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으나 자기가 속한 조직을 비방하는 글을 올림으로써 조직이 받은 피해가 상충하는데 어떤 것을 보호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의식이다.

하지만 권 PD가 ‘나는 M×× PD입니다’라는 글을 올릴 때 ‘M××’라는 표현이나 그 안의 내용은 이미 공지의 사실(MBC 경영진만 모르는?)이라는 점에서 이로 인해 MBC에 피해가 더 발생했는지 여부를 논하는 것은 의미는 있지만 부차적이다. 권PD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 대외적으로 MBC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공지 행위로 볼 수 있느냐 여부도 하나의 논점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핵심은 아니다.

권 PD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것이고 이것은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좀 더 본질에 가까운 논리고 조직이 받는 피해와 비교형량 하는 것보다 더 바람직하다. 단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가 지니는 본질적 의미에 대한 좀 더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일보 기자를 비롯한 4개 언론사 기자들이 이완구 ‘총리후보자’와 점심을 같이하면서 후보자가 언론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쳤고, 미칠 수 있는 힘을 가졌음을 드러내는 발언을 들었다. 언론의 독립성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그런데 총리후보자가 표현의 자유를 훼손했고 앞으로도 훼손할 수 있다고 하는 발언을 접한 것이다. 이 내용이 보도할 가치가 있는지를 논하는 것은 적어도 언론계에서는 불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일보 고재학 편집국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술자리에서 한 ‘과시용’ 발언이라 치부하고 보도하지 않았다. 과시는 없는 것을 거짓으로 말한다는 뜻일까 아니면 침소봉대한다는 뜻일까 그것도 아니면 드러내서 안 되는 사실을 잘난 체 하려고 표현했다는 뜻일까. 마지막이 사전적 의미에 가깝지만 고재학 국장의 사전에는 어떻게 풀이되고 있을지 모르니 각각의 경우를 따져보자. 그럼 총리후보자가 거짓말을 해도 되나, 한국일보는 조사도 해보지도 않고 침소봉대로 판단해도 되나 그리고 만약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사실이라면 술자리 발언이라는 이유로 보도하지 않아도 되나.

한국일보가 자신에게 주어진 표현의 자유 행위를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기자가 녹취록을 김경협 의원에게 제공하여 국민에게 알리도록 한 것이 이 사건의 의미다. 그런데 한국일보는 그에 대한 반성 없이 담당 기자를 징계하겠다고 한다. 아! 물론 한국일보는 사고(社告)를 통해 반성은 했다. 단지 그 반성이 언론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이완구 총리후보자에게 피해를 입혀 미안하다는 사과로 읽힐 뿐이다. 그래서 담당 기자를 징계하겠다고 했나 보다. 김영란 법을 통과시켜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총리 후보자가 무서워서! 한국일보는 표현의 자유를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조직에 속한 기자라는 이유만으로 기자가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겠다는 행위를 억압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권성민 PD의 경우나 한국일보 기자 문제를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할 개인의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접근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외려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절대적이라는 주장은 고전적인 표현의 자유를 왜곡 해석한 것이라고 본다. 고전적인 자유주의자들이 개인의 자유를 주장한 근거에는 공리주의적 가치가 있고, 개인의 자유 보장이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 이익에 봉사한다는 판단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두 사건을 판단하는 기준은 권 PD와 한국일보 기자의 자유 보장보다 그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사회적 가치 즉 국민의 알 권리를 보호하는 것인지의 여부에 있다.

법원이 MBC 관련 판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언론은 공익적 기관이고, 언론 행위를 보장하는 언론 독립성은 언론 종사자의 기본 노동조건이다. 따라서 권 PD의 인터넷 글이나 SNS 글은 언론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는 MBC에 대한 문제제기이고 이는 비록 조직원이라 할지라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궁극적인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주장으로서 보호받아야 하는 표현인 것이다.

한국일보 기자는 자신이 취재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하거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사용한 것(취재윤리 위반)이 아니라 총리후보자의 심각한 언론관에 대해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조직원으로서 의무를 앞세워 권 PD를 해고한 MBC나 취재윤리를 왜곡 해석해 기자를 징계하겠다는 한국일보의 행태는 당연히 언론사로서 자신의 임무를 포기하는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단지 권 PD나 한국일보 기자의 행위를 개인의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단순 논리를 넘어서 사회 구성원 전체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이들에 대한 징계는 철회되고 진행 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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