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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살 수 있는 길

이태경 프로필 사진 이태경 2015년 03월 02일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 칼럼니스트

지금 대한민국에서 외로운 사람을 손꼽자면 박근혜 대통령이 빠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상 사고무친 신세인데다 대통령에 취임한 후 지지율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30%대를 하회했던 국정지지도가 30%초반으로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지지율 반등이 계속 될지는 무척 회의적이다. 그도 그럴것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박근혜가 보여준 것이라고는 편가르기와 이념마케팅뿐이었다. 경제민주화와 100%대한민국은 기억조차 희미하다. 부동산에 올인하는 경제정책, 끝도 없이 지속되는 인사참사, 정윤회와 십상시로 대표되는 공조직의 무력화, 소통능력의 완벽한 결여 등이 중첩되며 견고하기 이를 데 없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붕괴중이다.


상황이 절망적인건 박 대통령이 지지율을 회복할 마땅한 수단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자칫하면 박 대통령이 잔여임기 3년을 식물상태로 지낼지도 모르는 처지인 것이다. 종북몰이와 이념마케팅도 이제 약발이 다했다. 통진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해산결정은 박근혜식 종북몰이와 이념마케팅의 정점이자 조락의 시발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지율을 회복할 정공법은 대선 당시 천명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건설, 100%대한민국 같은 대표공약들을 전면화하는 것이지만 그건 박 대통령의 정치적 지향이나 비전과도 다르고 박 대통령의 핵심지지층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MB와 적대하지 않고도 지지율 높일 수 있는 방법


단기적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급반등시킬 수 있는 비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직전대통령이자, 온갖 추문의 진원지이며, 만인의 미움을 받고 있는 이명박에 대한 강도높은 사법처리가 그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 카드를 쓸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사용할 수 있었더라면 진작에 사용했을 카드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성정이나 이명박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박 대통령이 이 좋은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이명박 사법처리라는 카드를 쓰지 않는 걸 보면 박 대통령이 이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하는게 아닌가 하는 막연한 짐작을 하게 된다.


정공법도 어렵고, 이명박 사법처리도 힘들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의 곤경에서 벗어날 길은 정녕 없단 말인가? 다행히 길이 있다.


여기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지율을 장기적으로 그리고 꽤 가파르게 회복시킬 천기를 누설하겠다. 그 천기는 바로 북한과의 전면적 관계 개선과 경협의 획기적 증진이다. 6.15선언과 10.4선언의 정신과 내용을 계승, 발전시켜 북한과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고 경제협력을 획기적으로 증진하는 길만이 박근혜 대통령이 살 길이다.

남북 관계의 전면적 개선과 경협의 획기적 증진은 세 가지 측면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욱일승천하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일 사이에서 대한민국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전면적 관계복원이 유일한 해법이다. 북한과의 전면적 관계 복원을 통해 대한민국은 동북아 균형자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둘째, 국민경제의 활로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 국민경제는 성장과 고용에 비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시장도 상황이 극도로 엄혹하다. 북한은 엄청난 지하자원과 낙후된 인프라, 양질의 저임 노동력을 가지고 있다. 남북 간의 경협이 획기적으로 증진된다면 사면초가 상태인 국민경제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


끝으로 사회통합에 기여할 것이다. 한국사회 내의 진보, 개혁주의자들과 합리적 보수주의자들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 개선과 경협의 획기적 증진을 모두 찬성한다. 남북 관계의 전면적 개선과 경협의 획기적 증진이 사회통합의 촉매 기능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남북 관계의 전면적 개선과 경협의 획기적 증진은 한국사회에 복음일 뿐 아니라 박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을 위한 최적의 카드다. 만약 박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전면적 개선과 경협의 획기적 증진이라는 길을 개척한다면 설사 나중에 정권이 교체된다고 해도 후임 정권들은박 대통령이 만든 남북관계 개선 및 경협 증진이라는 길을 사회적 갈등 없이 힘차게 달려갈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역사에 지워지지 않을 족적을 남기는 것이다.


어떤가? 이쯤되면 일석이조에 일거양득이 아닌가 말이다. 지지율도 확실히 회복할 수 있고 역사에도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최적의 카드가 박근혜 대통령의 손에 들려있다. 박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전면적 개선과 경협의 획기적 증진을 머뭇거릴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