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골칫거리가 된 개신교

나는 지금 두 개의 기사를 보고 있다. 개신교 관련 기사들이다. 하나는 개신교 단체들이 주축이 돼 정부가 익산에 설립을 추진 중인 할랄(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하며,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식품 테마단지 조성을 반대한다는 기사이고, 다른 하나는 혹한의 날씨에 개신교인들이 모여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촉구했는데 핵무장을 하자는 주장도 나왔다는 기사다. 기사들을 보자.

전북기독교연합회 등 기독교계 32개 단체로 구성된 할랄식품반대전국대책위는 17일 전북 익산시 이리성광교회에서 특별기도회와 집회를 열고 할랄식품 테마단지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목회자와 신도 200여 명은 기도회에 이어 익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익산 왕궁에 계획 중인 할랄식품 테마단지 조성을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무슬림의 포교 전략에 일조하는 정부는 할랄식품 단지조성을 즉각 중단하라”며 “국가식품 클러스터가 농식품 수출의 전진기지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지만 할랄식품 테마단지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정부의 다문화정책 실패의 핵심은 무슬림의 각종 테러와 사회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정부가 할랄식품 테마단지 조성을 멈출 때까지 사회단체 등과 연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기독교 단체 “익산 왕궁 할랄식품 테마단지 절대 반대”

혹독한 추위가 몰아친 24일 보수 성향의 기독교단체들이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열고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촉구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국교회연합 등 기독교 단체는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7천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집회를 열고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재래식 무기를 아무리 고도화해도 북핵에 대응할 수 없다”며 “핵무기를 개발하든지 국내에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하도록 해 북한과 맞먹는 핵 균형을 이루어야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국민을 향해서는 “우리가 철저하게 각성하면 북핵을 폐기시킬 수 있다”며 “북한인권법과 테러방지법 입법에 동의하지 않는 등 의지가 약한 정치인은 국회의원으로 뽑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에는 “이란처럼 핵을 폐기하고 개방사회의 일원이 돼야 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남북한 관계는 평화협력의 관계로 대전환을 이루게 되고 한국은 북한의 발전을 위해 온 힘을 다해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국제사회에는 “북핵을 기정사실화한다면 한국도 일본도, 대만도 핵개발의 길로 가지 않을 수 없다”며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라도 미·일·중·러 4강은 반북핵연대를 형성해 강력한 경제제재를 벌여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포기하게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기독교 단체의 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같은 시간에 열렸다.

대구 동성로와 경북 포항 선린병원 예배실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국민기도회를 한 뒤 북핵 폐기를 주장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대구 동성로 행사에는 애초 5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한파 등으로 참가자들이 크게 줄어 100여명이 모였다.

포항 선린병원 예배실서 열린 행사에는 500여명이 참석해 북핵 폐기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강원 춘천시 춘천역 앞 주차장에서도 춘천시내 400여 교회에서 500여명이 찾아 북한의 핵실험을 비판했다. (배연호 이대희 이승형 기자)

​한기총 등 기독교단체 “北 핵무기 폐기하라” 전국집회

두 개의 기사를 보면 한국사회 개신교(물론 모두는 아니다), 주류의 사고방식을 알 수 있다. 한국사회 개신교 주류의 사고방식은 ‘차별과 배제’, ‘극단적인 반북주의’, ‘반지성과 반이성’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할랄단지 조성을 무슬림 포교전략으로 이해하고 이에 격렬히 반대하는 개신교인들에게서 ‘차별과 배제’의 정신을 엿보는 건 쉽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만, 광신적인 개신교들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어떤 종교도 개신교처럼 다른 종교를 증오하고, 적대시하고, 경멸하고, 공격하진 않는다. 또한 할랄단지 조성을 테러와 바로 연결시키는 개신교도들에게서 극단적인 반지성과 반이성을 읽는 건 피할 수 없다.

엄동설한에 광장에 모여 북핵 폐기를 외친 개신교인들은 나름 비장했겠지만, 기실 그들의 모습은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우습다. 물론 북한은 유사신정일치국가이며, 김씨 왕조국가다. 문제는 북한이 우리와 이웃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싫건 좋건 그건 엄연한 현실이다.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두 개 뿐이다. 흡수통일을 목표로 북한을 압박, 고립시키는 것과 북한과의 전면적 관계개선을 통해 북한을 정상국가로 유도하는 것. 전자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이 이미 확인됐다. 우여곡절이 있고 온갖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후자뿐이다.

놀랍게도 개신교 주류는 이런 현실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고 무시한다. 개신교 주류는 북한을 악마화하고 섬멸해야 할 대상으로 설정한다. 구약에 나오는 아말렉처럼 상정하는 것인데 판타지와 현실은 구별할 줄 아는 지성이 있어야 한다.

북한의 핵무장만 해도 그렇다. 한국과의 관계 정상화 더 나아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한 체제보장의 지렛대가 북한의 핵무장이다. 김정은 북한 입장에서 핵무장은 생존의 몸부림이다. ‘핵무장’에 방점을 찍지 말고 ‘생존의 몸부림’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과의 관계 정상화, 더 나아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한 체제보장이 담보되지 않는 한 북한은 결코 핵무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거나 외면하고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거나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은 얼마나 유해하며 더 나아가 범죄적인가? 고작 그런 소리를 떼 지어 하려고 혹한의 광장에 모였단 말인가?

테러방지법이 무언지 북한인권법이 무슨 효과가 있는지는 알고 이들 법률의 제정을 요구하는 건지도 의문이다. 테러방지법 없이도 테러방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테러방지법은 국정원 등 정보기관의 비대화, 무소불위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인권이 근심되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드는 게 훨씬 빠르고 근본적이다.

개신교가 한국사회의 골칫거리가 된 지 제법 됐지만, 점점 상태가 나빠지는 것 같다. 개신교도들은 나라가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 기도하고 회개하는 게 좋겠다. 회개는 돌이켜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는 것이다. 진정으로 회개해야 하나님이 용서해 주신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본 글은 뉴스타파 블로그를 통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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