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자격 없는 박근혜를 탄핵하라

헌법재판소가 무대에 올랐다. 헌법을 파괴하고 법치주의를 유린한 박근혜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주권자들의 눈이 헌법재판소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청구사건을 헌법재판소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건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2004년 노무현 탄핵심판청구사건을 처리해 본 전력이 있다.

물론 박근혜에 대한 탄핵심판청구사건은 노무현 케이스와는 완전히 다르다. 노무현 탄핵심판청구사건의 경우는 주권자의 의사에 반해 국회가 탄핵소추를 했고, 마땅히 기각했어야 할 헌법재판소가 그 역할을 했다. 반면 박근혜 탄핵심판청구사건의 경우 주권자의 일반의지는 민주적 기본질서를 철저히 파괴한 박근혜에 대한 대통령직 파면을 요구하고 있고, 국회가 주권자의 의지를 충실히 반영했다. 이제 헌법재판소가 주권자의 명령을 이행하는 일만 남았다.

박근혜는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뿌리째 흔든 대역죄인이면서도 일체의 반성도, 진지한 사실인정도 하지 않고 있다. 죄상이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는 오직 보신에만 급급해 사임 대신 탄핵을 선택했다. 박근혜의 노림수는 간명하다. 탄핵심판청구가 기각되면 최선이지만, 설사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시간을 최대한 끌어 임기를 채우고 대선에서 친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살아날 길이 있을 것이라는 속셈이 그것이다. 거짓말과 시간 끌기로 일관된 박근혜의 헌재 제출 답변서가 박근혜의 노림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순실 비리, 대통령에 책임지우는 건 연좌제” 강변)

답변서에 담긴 “대통령의 국정수행 총량 대비 최순실 씨 등의 관여비율을 계량화한다면 1% 미만”이라는 주장,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은 공익사업이고, 케이디(KD)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요청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에 해당될 것이고, “뇌물죄 등은 최순실 씨의 1심 형사재판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친 후 결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형적인 시간 끌기 수법이다.

답변서의 백미는 “대통령이 최 씨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최순실의 행위에 대한 모든 책임을 대통령의 헌법상 책임으로 구성한 것은 헌법상 연좌제 금지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3조는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지금 박근혜의 대리인단은 최순실과 박근혜가 친족 사이였다고 자백하는 것인가?

또한 세월호 구조실패에 대한 박근혜의 헌법위반과 무능, 무책임에 대해 “그런 논리라면 앞으로 모든 인명 피해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생명권을 침해했다는 결론을 초래한다”,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당시 청와대에서 정상근무하면서… 피해자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하였다”, “생명권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였다는 점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충분히 있다”고 우기는 박근혜 대리인단의 곡학아세와 파렴치함에 말문이 막힌다. 박근혜 대리인단도 박근혜를 닮아간다.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은 찾아볼 길이 없는 박근혜는 또다시 대한민국을 욕보이고 헌법을 짓밟고 있다.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은 박근혜처럼 반헌법적이고, 반민주적이며, 사익만을 추구하는 후안무치한 대통령을 가져본 적이 없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에 대한 탄핵심판청구를 인용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 관건은 속도다. 헌법재판소는 박영철 소장 퇴임 전에 박근혜 탄핵심판청구에 대한 인용 결정을 내리는 게 맞다. 그게 국정 마비 상태를 조속히 해소하고 헌정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더구나 대통령 탄핵은 형사처벌이 아닌 징계절차다. 박근혜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증거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헌법재판소가 시간을 끌 일이 아니란 말이다.

헌법재판소는 87년 체제의 아들이다. 87년 민중항쟁의 결과물 중 대표적인 것이 헌법재판소란 뜻이다. 주권자인 시민이 전두환 파쇼체제와 목숨을 건 투쟁을 벌여 쟁취해낸 것이 헌법재판소다. 헌법재판소는 언제나 출생의 기원을 새겨야 한다. 시민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책임이 지금 헌법재판소에 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파괴범 박근혜를 탄핵해 헌법재판소가 헌법의 수호자임을 주권자에게 알려야 한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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