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재발견

우병우는 여전히 교만하고 뻔뻔했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우병우는 최순실을 모른다 했고,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으로 일관했다. 사법적 대응에 초점을 두고, 모르쇠와 부인으로 저항하는 우병우를 다루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려워 보였다. 우병우를 상대한 의원 중에 부장검사 출신 국민의 당 김경진 의원이 돋보였다.

김 의원은 수사권과 강제권이 없는 청문회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우병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시민들에게 주는 데 주력해 성과를 거뒀다. 김 의원은 우병우에게 화를 내지도 윽박지르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우병우를 효과적으로 조였다.

검사라는 직업의 가치를 새삼 발견하는 순간이다. 검찰의 힘이 너무 세고, 견제받지 않고, 권력에 굴종하는 정치검사들이 일부 있어 문제지, 검사는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다. 작은 악부터 거악까지 사회를 병들게 하는 악들과 싸우는 검사가 왜 소중하지 않겠는가?

검찰은 국가기강을 확립하고,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함으로써 사회질서를 확립합니다.
검찰은 사회의 불법과 부정을 발본색원하고, 거악을 척결하여 맑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부패를 척결합니다.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검찰의 사명 중 일부다. 검찰이 이 사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다음 정부의 절실한 과제 중 하나다. 검·경 수사권 조정(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각각 전담하는 안, 경찰이 수사의 주체 역할을 하고 검찰은 보충적인 역할을 하는 안,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없애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만 행사하는 안 등이 있다. 어떤 안이 가장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신설을 통한 검찰의 기소독점권 혁파, 검사들이 완전히 장악한 법무부의 문민화, 청와대 등 국가기관에 검사 파견 제한 등만 다음 정부가 안착시킨다면 검찰이 정권의 주구 노릇을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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