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두 번 죽이는 서석구

예수 그리스도가 한국에서 수난을 당하는 중이다. 탄핵소추 전 새누리당 대표였던 이정현이 “성경에 나오는 예수 팔아먹는 유다가 돼달라,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가 돼달라는 것 아니냐”며 ‘탄핵 표를 위해 (새누리당에) 구걸하거나 서두르지 않겠다’는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었다.(이정현 “秋, 새누리에 ‘예수 팔아먹은 유다’ 되라는거냐”(종합)) 이정현은 민주공화국을 파괴하고, 헌정을 유린한 대역죄인 박근혜를 예수에 비교한 것인데, 독신(瀆神)도 이런 독신이 없다.

​그런데 이정현에 필적할 사람이 등장했다. 대통령탄핵심판청구사건의 대통령 측 대리인 중 하나인 서석구가 그다. 서석구가 5일 헌법재판소 1층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2차 변론에서 한 주옥(?)같은 발언들을 일별하자.

“광화문 대규모 촛불 집회를 주도한 곳은 민중총궐기투쟁본부인데, 이 (모임을) 주도한 곳은 민주노총”

“(민주노총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따르는 이석기를 석방하라고 행진하는 것을 볼 때 민심이 아니다”

“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명령에 따라 남조선 인민이 횃불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어떻게 산업화, 민주화 역사를 가진 언론이 인권 탄압국인 북한 언론의 칭찬을 받느냐”

“괴담과 유언비어가 남남갈등을 조장했다”,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으로 인해 인격모독을 당했다”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특채된 검사”

“수많은 검사 가운데 왜 하필 그런 사람을 특검 수사팀장으로 임명했느냐”

“헌정 사상 초유로 정당이 후보 추천권을 가졌는데, 야당만 가졌다”

朴 변호인 “박근혜는 예수다”

서석구의 발언을 요약하면 ‘촛불 집회는 민노총 등이 주도한 것이어서 민심이 아니고, 북한 〈노동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촛불집회의 배후에 김정은 북한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되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괴담과 유언비어 탓이고, 특검은 친노다’ 정도가 될 것이다. 이건 법률가의 논리가 아니라 박사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나 볼 법한 낙서다. 박근혜가 변호인은 잘 선임한 것 같다. 자기 수준에 딱 맞는 변호인을 선임했으니 말이다.

서석구가 늘어놓은 망언과 요설과 궤변의 백미는 “국회가 (탄핵안이) 다수결로 통과됐음을 강조하는데, 소크라테스는 (다중에 의해) 사형됐고, 예수도 군중재판으로 십자가를 졌다”는 대목이다. 졸지에 박근혜는 예수가 됐다. 헌법과 법률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국가기관을 철저히 사유화한 대역죄인 박근혜가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자신의 몸까지 내어준 예수와 등치되는 마술을 보는 심정은 무참하다. 박정희교 신도들에게 박정희는 하나님이고, 박근혜는 독생자 예수일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에 그런 광신도들이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유대인들의 강압에 못 이겨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승인했던 로마의 유대 총독 본디오 빌라도나 예수의 얼굴에 침을 뱉은 로마병정이나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른 로마 병정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인 줄 몰랐다. 이정현과 서석구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믿고 고백하는 기독인이다. 모르고 지은 죄와 알고도 지은 죄 가운데 어떤 것이 더 큰지는 명확하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가 이정현과 서석구에게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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