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복수혈전을 꿈꾸나?

사면초가에 몰린 박근혜가 복수혈전을 예고하는 발언을 했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지난 26일, 자신이 운영하는 <정규재 티브이(TV)>에 공개한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 뒷이야기’ 동영상 칼럼에서 “박 대통령에게 ‘지금 검찰이나 언론의 과잉되거나 잘못된 것에 있어서 탄핵이 혹시 기각되고 나면 정리를 하시겠느냐’고 묻자, (박 대통령이) ‘어느 신문이 어떻고, 이번에 모든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의 힘으로 그렇게 될 거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밝힌 것이다. (박 대통령 ‘탄핵 기각되면 검찰·언론 정리될 것’ 밝혀…보복 다짐 논란)

정규재의 물음이 예정된 것이었는지, 즉흥적인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현재의 검찰과 언론을 바라보는 박근혜의 시선이 명시적으로 드러난 것은 분명하다. 정규재는 “정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박근혜는 “국민의 힘”으로 화답했다. 정규재와 박근혜의 문답을 박근혜 번역기에 넣고 돌려보면 ‘내가 왕좌에 복귀하면 내 힘으로 검찰과 언론을 대대적으로 숙정하겠다’정도가 될 것이다. 정말 섬뜩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박근혜의 발언을 들으면서 ‘혐오’ 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범행에 대한 자백이나 시인, 사죄는 고사하고 범죄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박근혜가 탄핵이 기각될 경우 검찰과 언론에 대한 공격을 충분히 감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우리가 맞서는 사람은 피해자 멘털리티로 무장한 채 권좌에서 쫓겨나는 걸 죽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다.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고 권력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언론과 검찰을 한순간에 적으로 간주할 만큼 자기중심적인 인물이다. 우리가 대적하는 사람은 인류가 누대로 쌓아온 윤리와 도덕과 상식의 중력 법칙을 벗어나 무중력 상태에 머무는 자다.

우리는 긴장하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박근혜는 아직 정치적으로, 사법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지 않았다. ‘경적필패(輕敵必敗)’라는 말이 있다.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한다는 뜻이다. 끝날 때까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하물며 상대가 박근혜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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