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보다도 못한 문, 안의 부동산 정책

보유세를 올릴 계획이 없다는 문재인과 안철수 캠프의 입장을 전해 들은 심정은 무참했다. 이런 말을 들으려고 촛불시민들이 그 엄동에 촛불을 들고 박근혜를 축출했는가 말이다. 촛불혁명의 목표는 박근혜 축출 따위가 아니다. 촛불혁명은 대한민국을 질식시키는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것을 목표로 한다. 적폐는 특권이며 특권의 으뜸은 토지불로소득이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선 지지율 1위 문재인과 지지율 2위 안철수는 보유세 인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토지 불로소득이 왜 대한민국 으뜸 적폐이며 특권인지를 보여주겠다.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말 현재 한국의 國富(국민순자산)는 1경 2,359.5조 원으로 추산된다. 진정 놀라운 건 그 중 토지자산이 6,575조 원(54.2%), 토지자산에 주거용 건물(1,243조 원)과 비주거용 건물(1,318조 원)을 합친 부동산 자산은 9,136조 원(75.3%)이라는 사실이다. 토지+자유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317조 원 이상의 부동산 불로소득이 발생한다고 한다. 가액 기준으로 2013년 현재 개인 토지 소유자 상위 1%가 전체 개인 소유지의 26%(상위 10%는 65%)를, 법인 토지 소유자 상위 1%는 전체 법인 소유지의 75%를 소유하고 있다. 쉽게 말해 극소수의 재벌과 부동산 부자들이 타인이 피땀 흘려 만들어 낸 천문학적 부를 매매와 임대를 통해 합법적으로 약탈하는 것이다. 317조 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알고 싶으면 GDP와 비교해 보면 된다. 317조 원은 GDP의 24.3%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피용자보수가 GDP의 43.6%인 점에 비하면 부동산 불로소득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부동산 불로소득이 야기하는 부작용은 헤아릴 수 없지만, 그중 양극화와 불평등의 최대 원인이라는 점은 꼭 지적하고 싶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우리 사회 여러 분야의 격차 가운데 ‘부동산 등 자산 양극화’를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한 양극화는…“부동산 등 자산” 첫손 꼽아)

체감과 경험만이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있다. 작년 8월 23일 고려대학교 이우진 경제학과 교수가 국회예산정책처에 제출한 ‘소득불평등의 심화 원인과 재분배 정책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갈수록 악화되는 소득불평등의 원인이 노동소득 보다 자산소득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소득불평등을 줄이기 위해선 노동소득 불평등 개선과 함께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율을 높이는 등의 정책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자산불평등 완화를 위해서는 부동산자산 불평등 완화에 집중하되 가계 주택 구입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과 더불어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노동소득보다 자산소득 더 불평등)

이처럼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만드는 적폐 중 원흉은 부동산 불로소득이다. 단언컨대 부동산 불로소득은 합법의 외피를 두른 약탈이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최적의 장치는 보유세다. 대한민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불과 0.15%에 불과한데 이는 선진국의 6분의 1에서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GDP 대비 보유세 규모도 대한민국은 고작 0.78%에 불과한데 이는 미국의 2.62%, 영국의 3.13%, 프랑스의 2.60%, 캐나다의 3.2%는 말할 것도 없고 OECD 평균인 1.10%에도 한참 모자란다.

따라서 적폐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문재인, 내 삶이 바뀌는 정권교체를 표방하는 문재인은 당연히 보유세를 강화해야 마땅하다. 문재인도 보유세를 높이겠다고 천명한 바 있었다. 그런데 문재인 캠프의 홍종학 정책본부장은 18일 중앙일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불안한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부동산 보유세 강화는 장기적으로 옳은 방향이지만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 추진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다. (문재인·안철수 측 "부동산 보유세 인상 계획 없다”)

홍 본부장에게 묻겠다. 홍 본부장은 이명박과 박근혜가 작당해 만들어 놓은 지금의 투기공화국을, 내 집 마련의 꿈이 불가능한 현실을, 부동산 부자들은 나날이 살찌고 부동산이 없는 사람들은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피땀 흘려 만든 부를 고스란히 상납하는 지옥을 용인하겠다는 것인가? 홍 본부장은 건국 이래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지금의 주택시장도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홍 본부장은 보유세를 인상하면 집값이 떨어질까 두려운 것인가? 홍 본부장은 바른정당 유승민조차도 보유세 인상에 찬성하고 있는 걸 모른단 말인가?

처음부터 보유세 인상에 대해 미온적이었던 안철수 후보 측은 예상대로 보유세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채이배 안철수 캠프 공약단장은 보유세 인상에 대해 “보유세를 올려야 한다는 원칙엔 공감하지만 현재로썬 올릴 계획이 없다. 국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고 밝혔다 한다. 채 단장에게 묻는다. 참여정부 당시에도 비대언론과 메인스트림이 종부세를 세금폭탄이라고 음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종부세에 대한 찬성률은 70%에 달했다. 더구나 지금의 시대정신은 공정사회 건설과 불평등의 해소다. 위의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듯 국민들은 부동산 등 자산의 양극화를 가장 심각한 양극화로 인식하고 있다. 도대체 국민 논의가 얼마나 더 필요하단 말인가?

문재인 캠프와 안철수 캠프는 구차하고 이치에 닿지 않는 궤변을 그치고 지금이라도 보유세 인상을 확정해 천명해야 한다. 부동산 공화국과 대결할 용기도 없이 어떻게 적폐 청산 운운하는 소리를 할 수 있단 말인가?

프레시안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 임현열

    보유세는 부동산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실질적으로 가계 부채가 이렇게 커진 상황에서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서 동일하게 부동산에 대해서 과세까지 높히게 된다면 부동산 시장이 크게 붕괴할 확률이 높습니다.
    08년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보셨다시피 급작스러운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서민 경제에 특히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의 문제점은 08년도 사태에서 보셨다시피 고소득자보다는 서민에 더 큰 악영향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많은 주택을 보유하고 그것으로 임대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불로소득을 높게 가지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하기때문에 몇가지 방안이 필요합니다.
    임대료에 대하여 이자와 연동하여 책정하는 임대 제한 상한제 같은 제도를 만들어서 임대료의 상한을 정하거나 혹은 자본 소득에 대하여 세율과 세금탈루를 확실히 잡아서 과세하고 보유세는 그대로 두는 것이 오히려 정확한 사태에 대한 진단이라고 봅니다

본 글은 뉴스타파 블로그를 통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뉴스타파 블로그 회원가입을 통하여 뉴스타파 블로그에 합류하세요! 블로그 가입하기 | 자주 묻는 질문
뉴스타파 객원칼럼은 뉴스타파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