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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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신(神)의 맹점과 정보를 선별하는 방법을 생각해본다

강병국 프로필 사진 강병국 2016년 04월 22일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경향신문 기자와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노조활동이 계기가 되어 뒤늦게 법률을 공부했다. 원래 관심사는 문학이었지만 직업생활을 하면서 언론과 노동 등으로 관심분야가 넓어졌다. 의무를 다하는 것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지식이 필요 없는 세상이라고 한다. 미리 익혀서 기억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구글이나 네이버 등의 검색 포털에서 모르는 것을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과연 진실인지 궁금하다.


검증을 해보기로 했다. 먼저 네이버 검색창에 ‘세계의 면적’을 입력했다. 그 결과는 불만족스러웠다. 검색 결과 각국의 면적은 나타나 있지만, 세계의 면적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면적이 가장 큰 나라는 러시아로 1,709만 8,242㎢였다. 세계 109위인 대한민국(남한) 면적 99,720㎢에 비하여 무려 171배에 이른다. 순위표 우측 하단에는 출처로 CIA(미국 중앙정보국) The World Factbook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순위표의 면적 탭 옆에 있는 GDP(국내총생산) 탭을 클릭했다. 2016년 기준 대한민국의 GDP는 1조 3,212억 달러로 세계 11위에 랭크되어 있다. 미국은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2016년 기준 GDP가 18조 5,581억 달러로 되어 있다. 우리의 14배 수준이다. 미국의 인구(2015년 7월 기준 3억2,136만 명)가 우리의 6.5배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인의 부가가치 생산액이 우리의 2배를 넘는 셈이다.


이것이 1인당 GDP의 격차로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에 1인당 국민소득을 살펴보았다. 미국의 1인당 GDP는 2016년 5만7,220달러(세계 7위)로 우리의 2만5,990달러(세계 28위)에 비해 2.2배 수준으로 나타나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2015년 기준 우리의 1인당 GDP가 3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되어 있는가. 자료의 출처를 보니 IMF(국제통화기금)로 되어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찾아보니 2015년 기준 우리의 1인당 GNI(국민총소득)는 27,340달러, 2014년에는 28,071달러로 나타나 있다. 기획재정부 사이트에 들어가 e-나라지표에서 검색해 보니 국가통계포탈(KOSIS)로 연결되었고, 이곳에는 2015년 우리의 1인당 GDP가 27,213.5달러(명목), 1인당 GNI는 27,339.7달러(명목)로 되어 있다. 대략 2015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명목 가치 기준 2만7천여 달러이지만, 실질 가치로는 위 IMF 자료와 같이 2만6천 달러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짐작하는 수밖에 없다.


잠시 검색 주제를 잊고 샛길로 빠진 듯하다. 검색 결과 화면을 스크롤해서 내려가 보니 지식iN에 오른 질문과 답변에서 세계의 총면적이 1억4,843만㎢로 나타나 있다.


다음에는 구글 사이트에서 ‘세계의 면적’을 검색해 보았다. 그 결과 약 468,000개의 정보가 검색되었다. 그중 1순위로 나타난 ‘면적순 나라 목록’ 위키백과를 클릭하니 바다를 포함한 세계의 면적은 5억1,007만2천㎢이고, 세계의 육지 면적은 1억4,894만㎢였다. 출처는 월드 팩트북(2011. 9. 2. 확인)으로 되어 있고, 클릭해 보니 위 네이버 검색결과의 출처인 CIA The World Factbook과 같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네이버 검색결과에서는 세계의 육지면적이 1억4,843만㎢인데, 위키백과에는 1억4,894만㎢로서 그 차이가 51만㎢였다. 이러한 차이는 왜 발생하는가? 위키백과에 실린 내용을 좀 더 살펴보니 대한민국(남한)의 면적이 10만210㎢(세계 111위)로서 네이버 검색결과의 99,720㎢(세계 109위)와 역시 차이가 난다.


혼란스럽다. 자료 작성시점이 달라 간척에 의해 국토면적이 증가한 것을 산입하지 않은 때문인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토면적의 국가별 순위가 달라진다는 것은 대규모 간척사업을 한 다른 나라가 있지 않고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두 가지 검색결과의 국가별 순위를 모두 비교해 보기로 한다.


먼저 네이버 검색결과에 없던 국가인 ‘아자와드’가 위키백과에는 34위의 면적을 가진 국가로 되어 있다. ‘아자와드’의 역사를 살펴보니 아프리카 말리의 북부지역에 위치한 나라로서 2012년 4월 독립을 선언했으나 아직 국제적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되어 있다. 네이버에는 98위 면적을 가진 나라인 니카라과가 위키백과에는 101위로 되어 있는데, 참고사항으로 ‘콜롬비아와의 분쟁지역인 산안드레스 군도와 프로비덴시아 군도 제외’라고 기재되어 있다.


국가별 순위의 차이는 대강 이해가 된다. 간척 등에 의한 물리적 면적의 변동 외에 신생국의 독립이나 분쟁지역 등 정치ㆍ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작성 시점에 따라 순위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네이버 검색결과와 위키백과 자료 사이에 대한민국의 면적에 차이가 있는 것은 납득하기 여전히 어렵다. 통계청 사이트에 들어가 국가주요지표를 클릭하니 국가지표체계 사이트로 연결되었다. 그 곳에서 검색한 결과 국토교통부 지적통계연보를 출처로 한 우리의 국토면적은 2000년 99,461㎢에서 2006년 99,678㎢, 2007년 99,720㎢, 2011년 100,148.2㎢, 2012년 100,188.1㎢, 2013년 100,266.2㎢, 2014년 100,283.9㎢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국토면적이 연평균 58㎢(약 1,754만 평)씩 늘어난 것이다. 네이버 검색결과는 2007년 통계이고, 위키백과에는 2012년과 2013년 사이 어느 시점에서 파악한 국토면적이 기재되어 있는 셈이다.


수많은 지식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범람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느 것이 정확한 정보인지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 인터넷 검색 결과에는 맹점이 있다. 나름의 선구안과 분석력으로 정보를 선별하여야만 나열된 정보 속에서 정확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제대로 선별을 하려면 정보의 종합 능력과 분석력 외에 창의력과 상상력까지 요구된다. IT문명이나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덜어 주려면 정보의 무한 생산보다는 범람하는 정보를 어떻게 정제할 것인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