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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언론 '뉴스타파' 보다 못한 정부

김종철 프로필 사진 김종철 2015년 06월 07일

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위원장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메르스 첫 감염자가 발생한 지 19일 만인 6월 7일 오전 국무총리 직무대행 최경환이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병원명"을 공개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병원 명단 공개를 거부하던 박근혜 정부가 뒤늦게나마 그런 발표를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웃어 넘기기에는 너무나 처량한 실수가 드러났다. 경기도 군포시는 "정부가 메르스 확진환자 경유 병원으로 군포에 있다고 발표한 '성모가정의학과의원'은 군포에 없다"고 밝혔다. 군포시는 "정부가 서울에 있는 이 병원을 군포에 있다고 발표한 뒤 시민들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자 보건복지부는 명단 공개 3시간 뒤인 오후 2시 수정된 명단을 발표하면서 "성모가정의학과의원'은 '서울 성동구'에 있다고 정정했다. 확진환자 경유 병원인 '평택푸른병원'은 '평택푸른의원'으로, 충남 보령의 '대천삼육오연합의원'은 '삼육오연합의원'으로 고쳐서 발표했다. 경기도 부천의 '메디홀스의원'은 부천에 같은 이름을 가진 의원이 두 곳이라 '부천 괴안동 소재' 의원이라고 특정했다.


보건복지부는 많은 전문가를 동원해서 메르스 관련 병원들에 관한 실태 조사를 할 수 있는 정부조직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실수가 나올 수 있는가?


<뉴스타파>는 6월 5일에 내보낸 첫 기사에서 '정부 발표 자료상 익명 병원(2,3차 감염 발생)'의 실명을 공개했다. A병원은 둔포서울의원(충남 아산), B병원은 평택성모병원, C병원은 365열린의원(서울 천호동), D병원은 삼성서울병원, E병원은 건양대병원(대전), F병원은 대청병원(대전)이었다. 이렇게 구체적인 정보는 메르스 감염원의 실체를 몰라 불안해 하던 국민들에게 매우 유익한 것이었다. 여기서 밝혀둘 사실이 있다. '익명 병원' 6곳의 실명은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이 <뉴스타파>보다 하루 먼저인 6월 4일에 공개했다. <뉴스타파> 제작진은 내부 논의를 거쳐 이미 확보하고 있던 메르스 관련 정보들을 보도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뉴스타파> 6월 5일자 기사에는 '메르스 환자 거쳐간 병원 5곳의 실명과 50명의 '환자별 정보', 그리고 '이동 경로 파악된 환자' 10명에 대한 정보도 나와 있었다. 그러나 6월 7일의 정부 발표는 이런 중요한 정보들을 외면했다.


<뉴스타파>는 기자 김성수를 포함한 7명의 취재팀으로 다른 매체들이 시도하지 못한 보도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미적거리던 정부가 기껏 공개한 병원 명단은 많은 사람들을 혼란과 걱정에 빠뜨렸다. 이런 정부를 언제까지 두고 보아야 하나?


※ 메르스 관련 병원 실명 · 지도 정보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