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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와 프랑스 요리 세계화, 무엇이 다른가?

이지용 프로필 사진 이지용 2015년 03월 23일

독립프로덕션 KBNe FRANCE 책임PD. MBC W, KBS 세계는지금 등 연출

프랑스를 소개하는 대표적인 표현이 '문화, 예술의 나라', '요리와 미식의 나라'다. 프랑스인들에게 요리와 식사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문화이자 경제효과를 만들어내는 상품이기도 하다.


3월 19일 전 세계 150여 개 국 1,500개 식당과 프랑스 대사관이 참여해 프랑스 요리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제1회 Goût de France (프랑스의 맛) 행사가 열렸다. 2010년 프랑스의 미식식사(Repas Gastronomique français)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요리와 음식문화를 전략적인 문화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요리외교가 시작된 것이다. 프랑스 요식업계와 와인업계는 각각 60, 55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1위인 항공분야의 뒤를 잇는 중요한 상품이다.




▲ Goût de France (프랑스의 맛) 홈페이지 ▲ Goût de France (프랑스의 맛) 홈페이지

행사를 제안한 프랑스 스타 쉐프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는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잘 먹을 것인가' 를 고민하지만, 현대 사회의 생활리듬과 식생활 환경은 이와 같은 욕구를 충족시키고 못하고 있다. 프랑스 요리와 식사 문화는 현대인들에게 즐겁게 잘 먹는 것에 대해 기쁨을 줄 수 있다. 아울러 우리는 이 행사를 통해 프랑스 요리의 우수성과 음식 문화를 세계인에게 다시 한 번 소개 할 기회를 만들 것이다



하지만 행사의 중요한 목적은 프랑스 요리의 세계화를 통해 식재료와 와인홍보 및 관광상품 판매라고 보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프랑스 언론들도 미식 외교(Gastrono-Diplomatie) 라는 표현으로 이번 행사가 프랑스 문화, 상품 홍보 외교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알랭 듀카스와 프랑스 맛 위원회가 참여를 원하는 쉐프들을 엄선해 선발했다. 행사에 참여한 전 세계 쉐프의 85%는 프랑스인들이 아닌 외국 국적이다. 대부분 각자 나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요리장인들이다. 행사당일 이들이 소개한 프랑스 요리와 프랑스 대사관에서 준비한 프랑스식 식사는 천문학적인 홍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행사에 들어간 돈은 얼마나 될까? 프랑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사관 식사 준비 비용을 제외한 순수 행사 비용은 30만 유로(한화 3억 6천 여 만원)라고 한다. 이 예산 또한 행사를 후원하는 은행, 와인 및 주류업자들의 협찬금으로 충당되었다.




▲ 행사를 주관한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쉐프 ▲ 행사를 주관한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쉐프

로랑 파비우스 외무부 장관과 알랭 듀카스 쉐프가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최한 화려한 프랑스 식사 행사 역시 요식업 관련 기업, 축산업 협회, 와인 등 주류업자 협회, 수많은 프랑스 기업들의 후원 및 협찬으로 마련되었다. 이 행사는 파리에 주재하는 세계 각국 외교관들이 초청되어 프랑스식 식사 테이블에 앉아 프랑스의 요리, 식재료와 와인을 홍보하는 장이 되었다.


'프랑스의 맛' 행사의 기획, 진행은 MB 정부 당시 결식아동급식 지원과 영유아 접종예산까지 삭감하면 242억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을 물 쓰듯이 낭비한 한식세계화 추진 사업과 비교된다.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한식세계화 추진단의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며 1억짜리 요리책을 발간하고, 2011년과 2012년 해외에서 『한식가이드북 』을 출간 홍보를 한다며 13억이 넘는 예산을 소규모 다과행사에 쏟아 부었다. 그 당시 수많은 예산을 들여 만들어 배포한 『한식가이드북』은 파리의 경우 한국식품점과 한국식당 몇 군데의 구석에서 먼지 쌓인 채 굴러다니고 있다.


전체 예산 중 1/5을 부당 전용한 것으로 2013년 감사원에 적발된 영부인의 한식세계화 사업. 국민의 세금을 해외에서 초호화판 잔치로 탕진한 한식세계화 사업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적은 비용을 들여 엄청난 효과를 얻고 있는 프랑스 요리의 세계화 행사.


비교해보니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