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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우등생이 되어가는 대한민국

이지용 프로필 사진 이지용 2014년 11월 27일

독립프로덕션 KBNe FRANCE 책임PD. MBC W, KBS 세계는지금 등 연출

2008년 초 프랑스의 반세계화, 농민운동가 조세 보베 (José Bové)가 유전자변형작물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프랑스 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미국의 생화학제조업체 Monsanto의 유전자 변형 옥수수 mon810의 상업 재배 및 판매 금지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농작물의 재배와 판매는 환경과 인간 그리고 세계 농업 전반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 이라는 이들의 주장은 프랑스 사회에 GMO 식품의 위험에 관한 강한 울림이 되었고, 결국 프랑스 정부는 유전자 변형 옥수수 mon810의 재배 및 판매를 금지시켰다 . 현재 유럽연합국가중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한 6개국이 유전자 변형옥수수 재배를 금지하고 있고, 프랑스 는 가공식품에 0.9 % 이상의 GMO 성분이 함유 될 경우 GMO 식품이라는 표시를 의무화 하고 있다.


2013년 몬산토는 유럽의회에 유전자 변형 옥수수 mon810을 제외한 모든 유전자 변형작물 재배 승인 요구를 포기했다. 전세계 유전자 변형 작물 시장의 90% 를 장악하며 세계농업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몬산토는 왜 유럽연합에서 유전자 변형작물 재배 포기를 결정한 것일까 ?


« 몬산토는 유럽연합내에서 유전자 변형작물 재배를 더 이상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유럽연합내 유전자 변형작물 수출과 판매에 몬산토의 능력을 집중시킬것이다 » 짤막한 보도자료의 이면에는 유전자 변형작물과 사기업에 의한 종자시장 장악과 농업독점화 위험에 대한 유럽인들의 저항에 곤혹스러운 몬산토의 고민이 존재한다.


2005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몬사토가 유럽식품안전청에 제출한 GMO 옥수수 mon863의 동물실험자료를 법정 소송 끝에 확보했고, 2007년 프랑스 캉대학의 질 에렉 세랄리니 교수팀은 이자료의 데이터를 분석해 GMO를 먹인 쥐와 일반 옥수수를 먹인 쥐 사이에 통계적으로 안전성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밝혀냈다.
당시 세랄리니 교수 연구팀의 분석결과는 몬산토와 친GMO진영 학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그러나 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의 논쟁은 일반인들에게 GMO 작물, 식품들의 안전성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다.


2012년 세랄리니 교수 연구팀은 몬산토의 또 다른 유전자변형 옥수수 NK603 과 농약사업을 대표하는 제품 라운드업 제초제를 가지고 2년간에 걸쳐 동물실험을 한결과 GMO 옥수수를 먹인 쥐들에게서 종양과 조직손상이 더 많이 발생했고 GMO 옥수수를 먹인 숫쥐의 경우 일반 쥐에 비해 사망률이 5배, 암쥐의 경우 6배가 높게 나왔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12년 미국의 과학지 « 식품화학 독성학Food and Chemical Toxicology » 에 실렸다가 전직 몬산토 연구원이었던 학술지 편집위원장이 저자 동의 없이 논문철회를 결정해 몬산토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던 이 논문은 올해 온라인 학술지 « 환경 과학유럽 Environmental Sciences Europe » 에 게재 되어 GMO 의 안전성을 둘러싼 과학논쟁의 다시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유럽의 환경단체들은 몬산토와 같은 유전자 변형작물 업체들이 유전자변형작물이 안전하다는 그들의 주장을 증명 할 수 있는 과학적인 실험과 연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 해서 유전자 변형작물의 안정성에 관한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유럽연합 내에서 판매금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유럽내에서 GMO 작물 재배는 더 이상 힘든 상황인 것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GMO 옥수수를 식용으로 처음으로 수입허가한 후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GMO 작물 수입국가로 연간 800만톤 내외의 GMO 작물들이 수입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 안정적 식량수급 체계 구축 » 을 위해 국내의 GMO 작물 재배의 상업화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식량안보재단는 « GMO의 과학적 진실과 이용 » 세미나에 반GMO활동가였다가 현재는 GMO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라이너스를 초청하는 등 GMO 작물 재배 상업화의 필요성과 GMO 표시제 폐지를 여론화 시키기 위해 식품업계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에서 유전자변형작물 밭을 잃어가는 Monsanto에게는 시장을 개방한 후 6년 만에 세계 2위의 GMO 작물 수입국이 된 대한민국은 매력적인 시장이자 눈독 들여온 밭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 국민들에게 쌀은 단순한 식량이 아니고 문화적 정신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다, 한국의 논에서 유전자 변형 쌀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변형작물 허가 금지를 끝까지 지켜야 한다.” 우리나라에 유전자변형작물 시장에 개방되기 전 단식현장에서 취재차 만난 조세 보베 의 충고가 다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