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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를 더 규제하고 싶은 분들에게

박경신 프로필 사진 박경신 2016년 05월 11일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최근에 아프리카TV 를 두고 ‘자율규제에 방치했다’고 힐난하는 기사가 Daum메인에 올라왔었는데 참 이해가 안간다. 아프리카TV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인터넷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있다. 도대체 어느 부분이 '자율규제'에 방치되어 있다는 것인가?


심의위원회 빼놓고 얘기해도, 인터넷방송이 "자율규제에 방치"되었다고 투덜대는건 길거리산책이 "자율규제"에 방치되어 있다고 투덜되는거나 마찬가지이다. 길거리 산책하다 다른 사람 폭행하거나 명예훼손하면 형사처벌한다. 인터넷에서도 아프리카TV이든 뭐든 명예훼손, 음란물, 아동포르노 올라오면 형사처벌하면 되고 형사처벌되고 있다.


더 깊이 들어가자면 아프리카TV를 포함한 우리나라 인터넷업체들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소비자이익을 저해하면" 방송통신위원회에 의해 그 등록이 취소될 수도 있는 소위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번호"까지 가지고 있다. (자산 1억 넘는 업체들은 모두 해야 한다.)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이 그런 번호 가지고 있나? "자율규제"는 커녕 사전규제를 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불법 아니더라도 불건전하면 잡아내는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나? 인터넷'방송'에서 '방송'은 그냥 은유이지 실제 방송이 아닌지를 정말 모르는 걸까. 이 기사 댓글에도 나와 있지만 법적으로 일간베스트나 아프리카TV나 다를 것이 없다. 일간베스트는 왜 불건전심의 안 하나?


방송에 대해서 불법심의를 넘어서서 불건전성심의까지 하는 것은 방송이라는 매체의 물리적 희소성 때문이다. 전파의 간섭현상 때문에 채널 숫자가 한정되어 있어서 시작된 것이다.


인터넷은 이런 기존 매체의 희소성을 해결하여 각자가 불법만 아니라면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라고 만들어진 매체이다. 아프리카TV가 딱 바로 그런거다. 난 아프리카TV에서 법률강의할 때 말고는 한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고 원하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무슨 불건전을 떨든 상관하지 않는다. 불법만 아니라면 말이다.


해외에서는 유튜브가 실시간 방송 시작한지 오래되었고 페이스북 라이브, 페리스코프, 미어캣, 캐미오 등등 라이브스트리밍 서비스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이런 기사 보면 다음이나 네이버가 실시간방송 시작할 엄두를 낼까? 우리는 다같이 디지털경제 하지 말자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