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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정말 지구호를 위협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은 건가?”

이재열 프로필 사진 이재열 2015년 03월 11일

마을기술센터 핸즈 연구소장

적정기술 인간을 품다 2편


“당신들은 정말 지구호를 위협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은 건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간단치가 않다. 요르겐랜더스(1945~ 노르웨이 경영대학원 교수, 로마클럽 회원)는 그의 저서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에서 인류가 처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GDP의 최대 6%정도를 사용하여야만 치유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단위가 크다보니 와닿지 않는 측면이 있으니 단순하며 편차가 있겠지만 가정치를 만들어 보자. 임의의 한 가족의 한달 총 소득액이 20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요르겐랜더스가 추정한 시간 40년을 대입해보면 임의의 가족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장 5,760만원을 일시불로 지출해야 한다. 그리고 40년간 환경문제가 서서히 해결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 임의의 가족은 바로 우리자신이다. 인류인 셈이다. ‘GDP6% 그거 해 볼만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말? 요르겐랜더스는 안타깝게도 인류는 그런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책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쩌면 그럴수도 있지 않겠냐는 순수한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듯하다.


큰딸이 올해 대학2학년이다. 둘째가 큰딸이 졸업하기 전에 대학에 들어갈 시기가 되고 둘째가 졸업하기 전에 막내가 대학을 들어갈 상황이다. 마이너스통장은 내 삶의 일부가 된지 오래고 떠날 생각을 안하는 듯하다.


흙집을 지으면서 적지 않은 비용을 우리집의 에너지체계를 구성하는데 사용했다. 여전히 충분치 못하다. 그런데 수천만원을 당장 추가 투입해야 한다고?



기회비용


임의의 가족이 기후변화문제를 해결하고자 수천만원을 투입했을때 이들이 얻는 것은 먼 미래의 좀더 나은 자연환경일수 있다. 물론 그들의 행동을 통해서 수많은 또다른 가치나 변화들을 이야기할 수 있겠으나 가장 단순화 시켜보면 그렇다.


그에 반해 그들은 당장 할 수도 있었을 어떤 것들을 포기해야만 한다. 월세를 전세로 옮기거나 필요한 차량을 구입하거나 대학등록금을 내거나 여행을 갈수도 있을 많은 것들을 지구호의 안전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셈이다. 심지어는 마이너스통장이 늘어날 수도 있다.


자본주의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문제일 수 있다.
더구나 비용지출을 나눠 낼 수도 없다.
가능한 일일까?
요르겐랜더스의 결론이 우리의 현실적 판단을 제대로 꿰뚫고 있는 건 아닐까?



특이점


대표적 미래학자중 한사람인 요르겐랜더스는 향후 40년 안에 인류는 기후변화문제와 관련하여 특이점을 지나칠 가능성이 있다고 예견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특이점은 이후 인류가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도 예상되는 재앙이 일어나는 특정 시점을 말한다. 무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 햇빛온풍기가 작동중인 건물 그림 ▲ 햇빛온풍기가 작동중인 건물 그림

사람들은 미래의 환경을 위한 행동에 현재의 삶을 희생시킬 각오가 충분치 않아 보인다. 문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환경적재앙(특히 기후변화)을 피해갈 방법이 없다는 점에 있다. 심각한 기후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많은 환경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만약 특이점을 지난 시점에서 인류가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선다면 지금보다도 훨씬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그것이 재정투입이 되었든 고통이 되었든지간에 말이다.


요르겐랜더스의 말을 빌려보면 인류는 자본주의적 특성상 단기 대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도 가장 싼 값을 치루는 방식으로. 길어야 5년 이후의 문제는 사실상 진지한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되기 일쑤다.


환경적 측면에서의 경제개념(이것과 관련한 내용은 다음호에서 다뤄보자)은 많이 달라야 한다. 여전히 적정기술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들은 정말 지구호를 위협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은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