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왜 최순실을 윗전으로 모셨을까

신명식 프로필 사진 신명식 2016년 10월 27일

현재 농부 겸 ㈜으뜸농부 대표. 신문사 편집국장을 지낸 후 귀촌했다. 유기농 농사를 짓는 한편 농부들이 생산 가공 유통을 직접 해야 농촌이 살 수 있다는 믿음을 협동조합과 영농법인 등을 통해 실천에 옮기고 있다.

2014년 12월 조응천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소위 ‘정윤회 문건’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을 때 박근혜 씨는 “문건유출은 국기문란행위”라며 일벌백계를 주문했다. 최근에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특정 언론에 수사진행상황을 흘렸다는 의혹을 받을 때 청와대 관계자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펄펄 뛰었다.


그런데 박씨가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차례 ‘국기문란행위’를 저질렀다.


이렇게 청와대 밖으로 나온 극비문서를 놓고 최순실과 시정잡배들이 첨삭지도를 했다고 한다. 아침에 눈만 뜨면 최 씨가 박 씨를 내세워 대리통치를 했다는 증거가 추가되고 있다. 그러니 어찌 박 씨를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있겠는가?


도대체 왜 그랬을까? 친동생들조차 안 만난다는데, 잠자는 시간만 빼고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고 산다는데,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아버지라면 어떻게 판단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게 박 씨와 최 씨 집안의 대를 이은 ‘40년 우정’으로 설명이 된다고 보는가?



국기문란 박 씨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사이비종교 교주인지 무당인지 한 여인이 대통령 후보 토론문, 당선소감문, 대통령 연설문, 수석회의 모두발언문, 국무회의 자료 등을 공식발표 며칠 전에 받아 보았다고 한다. 아니, 보고를 받고 재가를 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JTBC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박 씨는 홍보와 연설에 최 씨의 도움을 받았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몇 시간 만에 거짓 사과임이 확인됐다. JTBC 후속보도를 보면 최 씨에게 보고된 문건은 군사기밀 외교 안보 인사문제를 넘나들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청와대 수석들이 대통령한테 보고한 자료를 거의 매일 밤 청와대 정호성 제1부속실장이 사무실로 들고 왔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최 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 최 씨한테 다 물어보고 승인이 나야 가능한 거라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이런 문서들을 사진파일로 보관해 두고 있으며 이를 기자에게 보여줬다고 한다.


최씨와 박씨의 범법행위가 명확하게 드러나자 국민들의 관심은 ‘왜?’에 몰리고 있다. 보통사람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우선 첫 번째 의혹에 관련한 사실관계를 보자.


1994년 5월 사이비 교주 최태민이 사망했다. 1995년 최순실 정윤회가 결혼했고, 1996년 정유라를 낳았다고 한다. 이건 공식 이력이다.


최근 정윤회의 부친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 부부가 아기를 낳은 상태에서 결혼하겠다고 집에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유라는 1996년생이 아니고 그 이전에 태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박 씨는 1979년부터 은둔생활을 하다 1997년 12월 정계에 입문했다.


항간에는 정유라의 친모가 누구인지 억측이 구구하다. 혈연관계만 놓고 보면 사생활의 영역이니 함부로 거론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박 씨가 자기 자식을 맡긴 약점 때문에 최 씨의 방자한 짓거리를 눈감아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런데 공개된 사진만 놓고 보면 최 씨와 정유라의 혈연관계를 의심하기 어렵다.



샤머니즘 통치가 아니면 무엇인가


그렇다면 다음 의혹으로 넘어가 보자.


박 씨는 1975년 이래 20년 동안 ‘영세교’ 교주 최태민에 푹 빠져 있었다. 최태민 사후 여러 자식 중에서 최순실이 종교적 후계자가 되었다고 한다. 박 씨와 최 씨 사이에 샤머니즘 요소가 있다면 이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된다.


TV조선의 보도에 따르면 최 씨는 극비문서인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표’를 손에 들고 의상실을 출입했다. 3급 공직자는 최 씨의 하녀 노릇을 했다. 박 씨는 최 씨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치장을 해주어야 해외에 나갈 수 있는 허수아비나 다름없었다. 최 씨가 일정에 따라 빨강, 보라, 흰색 등 미리 정해온 색깔에 맞춰 옷을 골랐다는 사실도 패션 관점이 아닌 샤머니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각종 연설문에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 따위의 허무맹랑한 문구가 삽입된 것도 이런 시각에서 볼 수 있다.


최 씨가 개성공단 폐쇄에도 개입했다면 이건 박 씨가 ‘부채도사’의 판단에 대한민국의 명운을 맡긴 꼴이다.


최 씨가 샤머니즘으로 박 씨의 영혼을 지배하고 있었다면 모든 상황이 설명이 된다. 최 씨가 재벌의 등을 쳐서 800억 원을 뜯어내도 박 씨로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최 씨가 추천했다는 민정수석은 눈과 귀를 닫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그렇다면 설명을 해보아라.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일국의 대통령이 그 능력에 대해 어떠한 공개검증도 받은 적이 없는 여인에게 국정운영을 통째로 맡겼단 말인가?


이 상황을 샤머니즘 말고 달리 표현할 말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