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너무나 무능한 박근혜 대통령

이태경 프로필 사진 이태경 2015년 06월 16일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 칼럼니스트


국가가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습니다.



​누가 한 말일까? 무려 박근혜 대통령이 한 말이다. 고 김선일 씨가 피랍돼 살해된 2004년에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를 공격하며 한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발언을 기억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아무튼 박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를 사정없이 비판했다.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세월호가 침몰했고 하나하나가 우주인 304명의 사람이 수장당했다. 그리고 지금(6월 16일 오전) 메르스의 창궐로 19명이 사망했고, 15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격리대상자는 5,586명을 돌파했다. 1차 저지선(평택성모병원)이 뚫리고, 2차 저지선(삼성서울병원)이 돌파당하면서 메르스는 전국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정부는 메르스의 예방에 완벽히 실패했을 뿐 아니라 확산 방지에도 철저히 실패했다.


​지금 대통령은 누구인가? 박근혜다. 고 김선일 씨의 죽음에 대해 서릿발 같은 기세로 노무현 정부를 질타하던 박근혜 대통령은 정작 자신의 재임 시에 떼죽음 당한 사람들에 대해선 사과에 극히 인색하다. 이렇게 뻔뻔하고 파렴치해도 되는 걸까?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의 발생 시 그리고 메르스 같은 전염병의 발병 시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할 일은 자명하다. 모든 채널을 동원해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해석해 솔루션을 만들며, 만들어진 솔루션을 집행할 자원을 배분하고 동원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현재진행형인 메르스 창궐사태에도 박 대통령은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그 자리를 대신한 건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자기부정이었다.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해도 되는 걸까?​


박근혜 대통령이 유능한 대목도 있다. 박 대통령은 권력의 획득과 권력의 독점적 행사에 필적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능하다. 박 대통령은 선거 때마다 지지자들을 규합하고 동원하는 데 동물적 후각을 지니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적과 아를 가르는 것에 유능하고, 통진당 해산사태에서 보듯 적으로 간주된 사람과 세력을 제압하고 무찌르는데 놀랄 정도로 유능하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유능함이 대한민국과 시민들을 향하고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를 향하고 위한 것이라는데 있다. 박 대통령이 사랑한 것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자신이었다.


​정치를 선거승리와 의전과 외국순방과 지지율과 눈물연기와 시장에서의 정치적 퍼포먼스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둔 대한민국의 운명은 위독하다. 각자도생으로 살아남아야 할 시간이 아직 2년 반이나 남아있다. 끔직하고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