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화국’을 해체하라

머잖아 치러질 벚꽃대선은 대한민국의 적폐를 해소할 계기가 되어야 한다. 박근혜-최순실 일당과 부역자들을 처단하는데에서 촛불혁명이 멈춘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발전을 가로막는 적폐들은 많겠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재벌체제’와 ‘부동산 공화국’이다. ‘재벌체제’와 ‘부동산 공화국’은 정치,사회, 경제, 법률 등 대한민국 전 부문에 절대적인 규정력을 갖는 적폐의 양대산맥이다.

‘재벌체제’와 ‘부동산 공화국’의 경제적 공통점 중 으뜸은 지대(rent)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기실 지대추구는 젠틀한 표현이고 직설적으로 말하면 약탈이다. ‘재벌체제’와 ‘부동산 공화국’은 남이 피땀흘려 만든 부를 합법과 불법과 탈법을 총동원해 빼앗아간다. 지대추구자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가장 큰 적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가 정의로운 이유는 기여와 공로에 대해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정상화시키고, 대한민국의 건강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지대추구자들이 획득하는 지대를 세금 등의 형태로 환수해 공공이 나누어야 한다.

이재용 탈옥(?)으로 상징되는 ‘재벌체제’의 문제점과 폐해는 시민들 가운데 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반면 ‘부동산 공화국’이 대한민국을 얼마나 병들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인식은 약한 편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부동산 공화국’이 ‘재벌체제’에 필적할만한 거악임을 금방 알 수 있는데도 말이다.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지 수탈과 전쟁의 참화를 겪고도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 가운데 하나가 평등한 토지권이었다. 농지개혁을 통해 근대화에 가장 강력한 걸림돌이 되는 지주 계급은 소멸했고, 국민 중 절대다수인 농민들은 자영농이 됐다. 자기 땅이 생긴 농민들은 필사적으로 일했고, 저축했으며, 자식들을 교육시켰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출발선이 비슷했기에 계층이동이 용이했고, 따라서 기업가 정신과 모험심과 창의력도 왕성했다. 시민들이 열심히 일하고, 안간힘을 다해 저축하고, 필사적으로 공부하고, 목숨 걸고 창업하는데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지 않을 리 없다. 평등한 토지권을 가능케 한 농지개혁은 실로 대한민국에 쏟아진 벼락 같은 축복이었다.

대한민국 양대 적폐의 창시자 박정희가 집권하면서 모든 것이 나빠졌다. 박정희는 ‘재벌체제’를 구축하는데 심혈을 쏟는 한편, 투기를 일으키고 강남으로 상징되는 막개발을 통해 지가를 앙등시키는 방식으로 ‘부동산 공화국’의 기초를 놓았다. 박정희가 뿌린 악의 씨앗은 무럭 무럭 자라 대한민국을 삼켰다.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말 현재 한국의 國富(국민순자산)는 1경 2,359.5조 원으로 추산된다. 진정 놀라운 건 중 토지자산이 6,575조 원(54.2%), 토지자산에 주거용 건물(1,243조 원)과 비주거용 건물(1,318조 원)을 합친 부동산 자산은 9,136조 원(75.3%)이라는 사실이다. 토지+자유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300조 원 이상의 부동산 불로소득이 발생한다고 한다. 가액 기준으로 2013년 현재 개인 토지 소유자 상위 1%가 전체 개인 소유지의 26%(상위 10%는 65%)를, 법인 토지 소유자 상위 1%는 전체 법인 소유지의 75%를 소유하고 있다. 쉽게 말해 극소수의 재벌과 부동산 부자들이 타인이 피땀 흘려 만들어 낸 천문학적 부를 매매와 임대를 통해 합법적으로 약탈하는 것이다.

‘부동산 공화국’은 자산양극화 및 소득 불평등의 최대 원흉이고, 생산과 소비를 위축시키며, 경기변동의 진폭을 확대시키고, 예산의 낭비와 왜곡을 야기한다. 또한 ‘부동산 공화국’은 토건형 산업구조를 고착시키고, 인허가 등을 둘러싼 부정부패를 양산하며, 토지의 효율적 사용을 저해하고, 근로의욕을 심각하게 저해한다. 한 마디로 ‘부동산 공화국’은 만악의 근원이다.

대선주자 가운데 ‘부동산 공화국’의 해체를 용기 있게 주창하고, ‘부동산 공화국’ 해체를 위한 정교하고 합리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주목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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