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투기라는 괴물을 깨우려는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상찬이 쏟아지는 가운데 부동산 관련 기사가 내 눈길을 잡았다. “펄펄 끓는 부동산, 왜 이러지?”라는 제목의 기사다.

이 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권과 재건축 조합원 입주권 거래량이 종전 최고 기록인 작년 6월을 넘어설 전망이고,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 역시 빠른 속도로 늘고 있으며 서울 아파트 청약 열기도 뜨겁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는 원인을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재생’과 ‘저금리’라는 추진체가 ‘실수요’를 만나 불꽃을 뿜으며 출력을 높이는 모습이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시장은 어떤 천재 보다 영민하다. 시장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에 관해 어떤 철학과 정책을 취하는지를 숨죽여지켜보다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 시장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에 관한 한 불로소득 환수나 투기억제나 가격 안정에 관한 명확한 철학과 확고한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판단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대선 직전 부동산 정책의 중핵 중 중핵이라 할 보유세 인상에 대해 슬그머니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전이나 후에 부동산 문제의 중요성과 폐해에 대해, 부동산 문제의 척결에 대해 강하게 언급한 기억이 거의 없다. 게다가 부동산 정책을 책임질 주요 포스트에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나 투기억제에 관한 명확한 소신이 있는 사람을 앉히지도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노무현의 행보와는 사뭇 대조된다. 노무현은 부동산이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적폐임을 너무나 분명히 인식하고 그와 정면대결했다. 그런 노무현조차 임기 내내 버블 세븐 위주의 주택가격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노무현은 종부세를 필두로 해 동원가능한 모든 정책수단들을 동원하고서야 가까스로 임기 말에 투기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부동산 투기라는 괴물과의 싸움은 천하의 노무현도 힘겨운 사투였다.

근심스러운 건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 같아서다. 시장은 한없이 합리적이기도 하지만 또 끝없이 비합리적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시장참여자들이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나 투기억제나 가격안정에 별 관심이 없다는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매매에 임하겠지만,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시장은 비이성적 낙관이 지배하고 투기열풍이 모든 걸 삼킬 수 있다. 그때는 정부가 다양한 정책수단들을 동원해도 투기의 불길을 잡기 어렵다.

나는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불로소득과 투기를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기한 후에는 후회해도 소용없다. 내가 진정 두려워 하는 건 부동산 투기라는 괴물이 문재인 정부의 업적을 모두 삼키는 것, 그리하여 내가 문재인 정부를 혹독하게 비판하는 상황의 도래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도 함께 실립니다.

  • Lee Seungyong

    노무현 역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했다.
    그래놓고 임기가 끝나면서 엠비씨 출현을 통해 경제학 서적 한권을 가리키며 끝내 정독하지 못했노라는 자책의 장면을 연출하였다. 개인적으로 해당 모습에서 노무현의 위선을 바라보았다. 노무현은 하려고 했다면 정권의 성격상 미친 척하고, 한국의 기득권세력을 무시하면서 부동산 가격을 짓눌러 버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고 방치하여 서민들의 생존기반을 흔들어 버리게 만들어 놓고서는 그 치명적인 실수를 구차하게 변명하듯이 자신이 경제학에는 전문이 아니라는 식의 쇼를 한 것이다.
    노무현은 다시 돌아봐도 방심했고, 서민들의 표를 배신하는 치명적 실수를 했다. 자신은 비정규직을 허용하여 노동의 유연성을 허락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고 회고하였는데, 노무현이 방치한 큰 실수는 부동산이 흔들려서 서민들의 기반이 뽑히게 된 것이다. 부동산만 안정되었다면 지금과 같이 노동의 유동성이 곧 서민들의 생존에 직결되는 파급효과가 없었을 것이다.

    문재인은 정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부터 손을 대야 할 지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라 본다.
    잘 해보겠다고 서로들 앉아있는 모습이 다정스러워 보이나, 분명 문재인 정권은 이명박, 박근혜정권이 저질러 놓은 뒤치닥거리만 하려해도 다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병이 깊은 한국경제의 현실이다. 그러는 와중에 관성의 힘에 의해서 마치 무뇌아가 몸집만 더욱더 커지듯이 부어오르고 있는 것이 2017년의 부동산 현상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결국 문재인 정권은 폭탄돌리기의 술래가 되어 뒤치닥거리나 하면서 욕이나 얻어먹는 용도가 되어버릴 것이다. 노무현은 부동산을 잡은 적이 없다. 사람좋게 방심하다가 한국경제의 기반이 흔들리고 말았다. 사실을 왜곡하지 말기 바란다.

  • Gun

    요점을 투기적인 부동산매매를 통제해야한다-또는 최소한 견제-라고 이해했을때, 원론적으로는 동의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래서 정부의 강한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기가 쉽지않다. 그 이유는 부동산은 금융시장의 한 축으로 가장 환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이며, 부동산 거래를 압박할 경우 순환해야 할 돈이 자칫 단기적인 투기자본으로 흘러가거나, 역으로 장농속으로 쳐박혀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유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되데, 장기적투자 자금으로 유도되는 정책이 가장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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